“중소형 빌딩이 투자용으로 딱이라고요? 자칫 골칫덩어리되기 십상입니다.”

빌딩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 최모 씨는 최근 중소형 빌딩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그는 “최근 투자할 곳을 잃은 부동자금으로 인해 중소형 빌딩이 재테크용으로 각광받고는 있지만 중소형 빌딩을 매입했다가 여러모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중소형 빌딩 투자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우선 과도한 리모델링 비용이다. 리모델링에 들인 비용만큼 빌딩 가치가 올라가면 다행이지만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오히려 손해볼 수 있다는 것.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최근 중소형 빌딩을 매입해 리모델링에만 5억원을 들였지만 건물 가치에는 3억원 정도 반영돼 결국 손해본 장사가 되는 경우를 봤다”며 “빌딩 투자의 경우 수익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리모델링을 하면 건물값이 뛸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건물주로서 장사를 잘해서 빌딩 가치를 올려주는 ‘착한’ 임차인을 만나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임차인이 빌딩에서 사업을 벌여 번성해야 건물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 건물주로서는 전도유망한 임차인을 고르기 위해 고심을 기울여야 해 이런 점도 부담이다.

사업성이 크다고 판단해 호기를 부려 능력에 넘치는 판을 벌여서도 안 된다. 장 이사는 “중소형 빌딩을 매입하는 사례 중에 과도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다수 있다”며 “36억원짜리 빌딩을 사는데 임대수익을 믿고 34억원까지 대출하는 경우를 봤는데 조금만 일을 그르칠 경우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중소형 빌딩을 매입한 뒤 노후된 건물 관리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만 하면 수익이 나올 거란 환상도 버려야 한다. 중소형 빌딩의 경우 건물주가 건물 관리에 직접 나서는 경우가 많아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 이 때문에 최근에는 수십억원의 자산을 굴리는 투자자들 가운데 중소형 빌딩은 신경이 너무 쓰인다며 꺼리는 사례도 다수 나오고 있다. 빌딩거래 전문 공인중개사 최 씨는 “그래서 요즘 중소형 빌딩보다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신축 빌딩의 오피스용 근린생활시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 매입 비용으로 차라리 신축 빌딩의 근생시설을 분양받아 임대할 경우 임대수익은 중소형 빌딩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되 건물 관리에는 신경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 씨는 “특히 신축 건물의 오피스용 근생시설은 큰 회사들이 선호하고 있어 안정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