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시장 양대 축 ‘금값과 유가’
국제 원자재 시장의 양대 축인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 후퇴로 부진에 빠진 금값은 한 발 더 처지는 모양새다.
유가 상승이 이대로 그친 것일까, 금값 하락은 추세 하락의 전조일까 투자자의 궁금증이 증폭되는 시기다.
금 가격 상승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양적완화 조기 종료 우려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 글로벌 경기 및 금융안정 기대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 예상 외 엔화 약세로 인한 달러 강세 현상 등이다.
달러 강세 현상으로 단기적으로 금 가격 반등의 실마리를 풀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 가격이 장기적 하락 추세로 전환된 것도 아니다.
HSBC는 최근 올해 말 금값 전망을 온스당 1700달러에서 1542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전망치는 낮췄지만 현재 가격보다는 높다. 금 현물은 이번주 1470달러를 오가며 거래되고 있다. 지난 15일 30년 내 가장 큰 하락세를 겪은 뒤 9% 반등한 수치다.
HSBC는 금값을 지탱해줄 요소로 금 하락세를 야기했던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환매 둔화, 인도와 중국의 금 소매 수요 급증, 신흥국 중앙은행의 여전한 금 매입세를 꼽았다.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진행되는 동안은 금 가격 약세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 재정지출 감소와 국채금리 상승 등 향후 발생하게 될 불확실성이다. 현재 양적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간과되는 분위기다. 일본 인플레이션 용인 정책에 따른 반작용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금 가격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통화가치의 하락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국제유가는 현재의 배럴당 95달러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강세 원인은 글로벌 경기개선 기대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 감소, 아랍 민주화 운동 이후 재정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중동의 재정균형 수준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점 등이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S&P지수가 1400~1600 사이에서 움직일 때 국제유가는 50~100달러를 오갔다. 현재 1500인 S&P지수를 참고하면 10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는 낮지 않은 수준이다.
유가가 추가 상승하려면 원유 생산 감소, 원유 수요 기대감 증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의 요소가 작동해야 한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