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 REIT‘s)의 자산규모가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리츠 자산규모가 작년 12조3000억원을 기록, 2002년 출범 이후 최초로 10조원을 넘겼다고 4일 밝혔다.
출범 첫해인 2002년 자산규모 5000억원으로 출발한 국내 리츠 산업은 2003년 1조1000억원으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리츠 자산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8년 4조9000억원으로, 전년 5조원에서 1000억원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다.
작년엔 2조8000억원의 순자산이 증가하며 연간 최대 자산증가 기록도 남겼다. 신규 투자 유치(인가기준)도 3조6000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엔 시장 진입과 탈퇴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20개 리츠가 신규 인가를 받았다. 9개는 사업목적을 달성한 뒤 청산했다. 2개는 인가 취소돼 2012년에 비해 9개 늘어난 80개의 리츠가 운용 중이다.
유형별로는 명목형 회사로 투자와 운용을 자산관리회사(AMC)에 위탁하는 위탁관리 리츠가 38개(전년 25개)로 가장 많다.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29개(전년 31개), 주로 개발에 집중하며 직접 자산을 투자하고 운용하는 자기관리 리츠는 13개(전년 15개)로 집계됐다.
전체 리츠 자산의 83.8%가 오피스와 리테일(백화점, 마트 등)에 집중됐다. 호텔(7.3%)과 주택(4.9%), 공장(1.6%) 등은 관심이 낮았다.
상장된 자기관리 리츠 가운데 케이탑 리츠가 최초로 배당(액면가 기준 12%)을 실시했다. 부동산 개발에 주로 집중하기 때문에 위탁관리 리츠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당 시기가 늦어졌다. 광희 리츠의 경우 자기관리 리츠 중 최초로 아파트를 개발해 분양 중이다.
CXC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여의도 소재 콘래드 호텔(434실)을, 제이알 제12호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신도림 디큐브씨티 호텔(269실)을 매입해 운용 중이다.
하우스푸어 구제 대책의 하나로 등장한 희망임대주택 리츠는 국민주택기금 등 공공부문 참여로 1,2차에 걸쳐 아파트 897가구를 매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집주인들은 매매 대금으로 주택담보대출 1508억원을 상환했다.
이들은 매각한 주택을 임대로 쓰면서 실 거주비 부담을 월 평균 60만원 낮아졌다.
국토부는 지난해 리츠 산업 활성화 배경으로 ▷리츠의 1인당 주식소유한도를 30%→40%로 확대 ▷최저자본금 확보 후 현물출자 자율화 ▷ 주식 공모의무 및 1인당 주식소유한도 예외기관 추가 등 투자규제 완화를 들고 있다.
정부는 올해 투자자 보호와 규제 완화를 병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17일 부동산투자회사법에 의해 자기관리 리츠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출자자에 대한 적격성 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조합, 자회사·손자회사 등 다양한 형태를 활용한 투자방식을 허용하고 모자형 리츠의 실효성 강화, 부동산 신탁수익증권의 취득한도 폐지 등 규제는 완화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도 리츠의 투자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리츠 투자의 안정성을 담조하기 위해 사후검사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