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요즘 주택시장은 강남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최근 주택시장은 실수요자들이 반응하는 곳에서만 들썩들썩하는 데 특정한 방향이 없는 게 특징입니다.”(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수도권 주택시장 상승세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시장 흐름이 과거처럼 강남 재건축, 강남 일반 아파트, 목동, 서울 외곽지역 등 일정한 흐름을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끈다. 과거에 나타났던 ‘주택시장 상승공식’과 달리 경기 광명시, 서울 송파구, 인천 서구, 경기 안양시 등 제각각 지역에서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어 특정한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집값이 회복 분위기로 바뀐 지난해 9월부터 이달 21일 까지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광명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광명시 아파트는 평균 1.5%나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그 뒤를 경기 군포시(1.34%), 서울 송파구(1.29%), 인천 서구(1.23%), 서울 강남구(1.09%), 경기 안양시(1.10%), 이천시(0.98%), 수원시(0.91%), 과천시(0.89%), 의왕시(0.86%) 등이 따랐다.

이들 지역 집값 상승세는 실수요자들이 이끈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까지 아파트값 변동이 미미했거나 하락폭이 컸던 곳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매입을 시작하면서 들썩이고 있는 것.

광명시 하안동 오렌지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 어려움을 겪던 세입자 가운데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거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천 청라지구, 과천시 등 시세 하락폭이 컸던 곳이 많이 올라 눈길을 끈다. 인천 서구 경서동 청라삼성 공인 관계자는 “요즘은 투자자들은 거의 사라지고 실수요자들이 중소형 물건을 찾기 시작하면서 시세가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요즘 주택시장의 흐름에 특정한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투자자 중심으로 움직이던 과거엔 한 지역에서 집값이 오르면 주변까지 들썩들썩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요즘은 실수요자들이 많은 개별 지역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법무법인 메리트 박미옥 경매본부장은 “투자자 중심의 과거 주택시장에선 강남에 집을 사려다가 안되면 그 옆 지역을 찾고, 거기서도 마땅한 물건이 없으면 다시 다른 시세 상승 가능성이 큰 곳을 찾으면서 상승세가 확산됐다”며 “요즘은 그런 흐름없이 철저히 실수요자들이 찾는 곳을 중심으로만 시장이 움직이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요즘 같은 주택시장에서 내 집 마련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집값이 뛸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중심으로 주택 매입 대상을 찾기 보다는 철저히 실수요 차원에서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게 좋다는 것.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아직 전반적으로 회복되기보다 실수요자들이 많거나,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며 “시세 상승을 기대하고 주택 투자를 고려하기 보다 실수요 차원에서 중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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