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자녀 학폭, 文정부서 발생”

“교권 강화 통한 교육적 해결 필요”

당정 “학폭 기록 보존기간 연장, 정시 확대 반영”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당정은 기존에 대입 수시모집에만 반영하던 가해 기록을 정시까지 확대 반영하는 방안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상섭 기자

정부여당은 5일 “학교폭력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위해 생활기록부의 중대한 학교폭력 기록이 있다면, 그 보존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정부 측에선 이주호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오석환 대통령실 교육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당정협의회는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태 이후 마련됐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현재 대입 전형 관련해, 수시에 반영하는 학교폭력 가해기록을 정시까지 확대반영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정이 인식을 같이했다”며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학창시절 학교폭력 가해기록이 취업까지 영향을 미치게 해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았기 때문에, 보존기간을 취업시까지 늘리는 방안도 중장기적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회의에서 제기됐다”

정부는 이날 당정 협의를 바탕으로 향후 국무총리 주재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확정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대책 수립 후 필요한 입법 정책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학교폭력 급증 책임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렸다. 박 의장은 “학교폭력 건수는 2013년에서 2016년까지 2만여 건 안팎이었는데, 2017년엔 3만1240건, 2018년엔 3만 2632건, 2019년엔 3만1130건 등 문재인 정권 때 급증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학교폭력 대책을 망쳤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민주당은 이런 과오를 사과하고 반성하는 차원에서라도 관련입법을 관철하는 데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회 간사인 이태규 의원도 회의 모두발언에서 “학교폭력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2017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며 “민주당이 공세를 펼치는 ‘정순신 자녀 학폭’ 사건도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오늘 논의되는 대책과는 별도로 문재인 정권에서 왜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학교폭력의 피해가 증가했는지, 그 이유와 원인은 무엇인지 교육적, 사회적으로 분석이 필요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망가뜨리고 방치한 지방대 문제, 학교폭력 문제, 교권 침해 문제 등 교육 현안을 윤석열 정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정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기록을 검증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정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논리다.

당정은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강조하면서도 교권 강화를 통한 ‘교육적 해결’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 의장은 “학교의 교육적 노력을 촉진해 근본적 변화가 가능하도록 교권을 확대하고 보호하겠다”며 “인성, 체육, 예술 교육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는 “가해자 처벌이 중심의 대책이 (마련)되다 보니 행여 억울한 가해자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대체로 심판, 소송, 법적 조치로 많이 흘러가고 학교 현장에서 해결이 잘 안되는 이유가 학교 현장에서 권위를 가지고 (학생들을) 화해, 중재 내지는 사건 초기 해결을 맡는 사람이 선생님(이기 때문)”이라며 “교사가 권위를 가지고 학교폭력을 해결하기엔 제도적으로 교사에게 주어진 권한이 무너져 있다”고 교권 강화 필요성을 부연했다. 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