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해 8월 ‘불광동 대리기사 사커킥’ 사건으로 공분을 일으켰던 가해 부부에게 최근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 부부는 자신의 아이를 밀쳤다며 대리기사를 무차별 폭행했는데, 확인 결과 아이가 달려와 대리기사에서 부딪혀 넘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3일 대리기사 A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 B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부인인 C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8월13일 오후 10시40분쯤 서울 불광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대리운전 요청을 받고 온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A씨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대리기삭 자신의 아이를 밀쳤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붓고 물리적으로 폭행했다.
대리기사는 “애가 나한테 와서 부딪혔다”고 설명했지만, B씨는 “아 XX 하지 말고 (애가) 뭘 부딪혀 네가 밀쳤잖아!”라고 소리쳤다.
그런데,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아이가 달려와 A씨에게 부딪혀 넘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먼저 폭언을 했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 양 자신들의 자녀를 폭행했다고 생각해 폭력을 행사했다는 등으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적극 처벌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공판기일에 불출석하는 등 재판에 불성실하게 임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곧바로 항소했고, 검찰도 더 무거운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한편, 사커킥을 날린 부부에게 징역형이 선고되자 피해를 입은 대리기사은 “너무 짜릿하다”, “만족스러운 판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광동 대리기사 폭행사건, 드디어 1심 형사재판이 끝났다”며 “제가 그 순간 화를 못참아 같이 주먹을 휘둘렀다면 절대 맛볼 수 없는 문명인의 승리라서 더 짜릿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상대는 항소했고, 저는 민사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