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연사로 나서는 ‘패션계 이단아’ 디자이너 고태용

“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패션계 이단아’라는 말 좋아합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건, 좋은 기회ㆍ대단한 기회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 헤럴드디자인포럼] 고태용 “컬래버 핵심은 윈윈…상대 이용해선 안돼”

‘헤럴드디자인포럼2016’ 프리미엄토크의 두번째 연사로 나서는 패션 디자이너 고태용(36ㆍ사진)은 자신을 ‘이단아’라고 표현했다. 남들과 늘 다른 길을 걷는 것이 때론 불안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에 흔들림이 없었던 그는 ‘비욘드 클로젯’이란 이름으로 브랜드를 내놓았고, 내년이면 10년을 맞는다. 이제는 한국의 대표 패션디자이너를 꼽으면 다섯손가락 안에 그의 이름이 올라간다. 비욘드 클로젯의 세컨 레이블(캠페인 레이블)의 대표격인 개의 캐리커쳐가 프린팅된 티셔츠는 ‘국민 개 티’라는 별명을 얻으며 날개 돋친듯 팔린다. 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으로 더욱 유명해진 그는 ‘연예인 같은 디자이너’를 꿈꾼다. 숨어서 자신의 작품만을 하는 은둔형 ‘장인’보다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게 그의 바람이다.

신사동 ‘비욘드 클로젯’에서 만난 고태용은 디자이너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차라리 비즈니스맨에 가까웠다. 브랜드를 내놓은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부모에게 손 벌린 적 없고, 은행 대출 받아본 일이 없다.

26살이던 2006년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였던 싸이월드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서울콜렉션에 데뷔했다. 다시 각종 아르바이트와 인터넷 판매로 겨우 쇼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의 자금을 모아 매시즌 콜렉션을 했다. 그렇게 하기를 2년여, 브랜드도 자리를 잡고 고태용도 ‘디자이너’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그는 “두 번째 컬렉션때는 쇼 하루 전날, 진행하기로 계약한 갤러리에서 ‘너 같은’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했다”며 “짐 싸서 나오니 밤 12시, 모든 인맥을 총 동원해 압구정 모 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밤새 무대를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의 쇼장을 찾았던 외국 바이어들은 외부장소에서 진행하는 ‘오프쇼’를 오히려 신선하게 봤다. “바이어들이 콘셉트를 마음에 들어해 성과는 좋았다”며 “디자이너로 살면서 가장 큰 위기이자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제는 백화점 진출을 넘어 독립매장(하남 스타필드)을 내는 것은 물론, 국내외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그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요청할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는 뚜레주르와 동물병원의 유니폼 제작을 하고 있다. 더불어 아티스트와 협업도 현재진행형이다. 영국뮤지션 ‘미카’와 미국 힙합그룹 ‘오드퓨쳐’와 글로벌 컬래버레이션 중이고, 선글라스와 자전거도 그의 작업리스트에 올라있다.

1년에 최고 30개 협업까지 했다는 고태용은 이번 ‘헤럴드디자인포럼2016’ 프리미엄토크에선 ‘좋은’ 협업과 ‘나쁜’ 협업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협업은 명확하게 양쪽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하는데, 지금은 대부분 누구 하나를 이용하는 형태”라며 “좋았던 협업과 반대 경우 케이스를 비교하며, 좋은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제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16’ 프리미엄토크는 국내 주요기업 임원과 VIP등 70여명의 소수참가자로 진행되는 세션이다. 연사들과 대화는 물론 디자인 업계 네트워킹의 장이기도 하다. 오는 11월 8일 오후 6시 그랜드하얏트서울 리젠시룸에서 열린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