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장화를 신지 않고 수해 지역 시찰을 나갔다가 부하직원 등에 업혀다녀 이른바 ‘어부바 시찰’로 물의를 빚은 일본 차관급 관료가 결국 사퇴했다. 자신 덕에 장화업계가 돈을 벌었다고 실언한 때문이다.
9일 교도통신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무타이 슌스케(務台俊介) 일본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은 지난해 9월 이와테 현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했지만, 장화를 신고 있지 않아 동행한 직원에게 업혀 물웅덩이를 건넜다. 당시 일반 구두를 신고 수해 지역을 찾은 무타이 정무관은 수심이 제법 되는 큰 웅덩이를 만나자 옆에 있던 부하직원의 등을 툭툭 치더니 자시을 업으라는 시늉을 했다. 이어 그 직원의 등에 업혀 물을 건넜고 이 모습은 그대로 TV 전파를 탔다.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무타이 정무관은 당시 장화를 지참하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밤 도쿄도에서 열린 자신의 정치자금 파티에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어이없는 실언을 하며 결국 옷을 벗게 됐다.
무타이 정무관은 “그날 이후 정부가 가진 장화가 상당히 정비됐다고 들었다. 아마 장화업계는 (내 덕분에) 상당히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언행이 또다시 문제가 되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무타이 정무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주의를 환기했다.
무타이 정무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경솔한 발언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마음을 소홀히 여길 마음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사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립여당인 공명당 측에서도 그의 발언을 용서할 수 없다고 문제 삼았고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 대표는 ”부끄럽다“면서 ”정무관 임명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며 정부를 추궁할 뜻을 시사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무타이 정무관은 결국 이날 밤 마쓰모토 쥰 방재담당상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며 정부는 10일 자로 이를 수리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이는 사실상 경질로, 오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6주년을 앞두고 총리 관저 주도로 사태를 조기 수습한 모양새라고 전한 뒤 이번 파문이 아베 신조 정권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