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무신론을 논증한 저서 ‘만들어진 신’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사진> 옥스포드대 석좌교수가 다운증후군 장애가 있는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라고 주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한 예비 부모는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다운증후군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 글을 본 도킨스 교수는 이들의 계정에 “(그 태아를)낙태하고 다시 임신을 시도하라”면서 “그 아이를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것은 비도덕적(immoral)”이라는, 낙태를 종용하는 내용의 답변을 보냈다.
이 같은 발언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지만 도킨스 교수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뒤이어 작성한 글에서 “인간의 감정을 갖기 전의 태아를 유산시키는 것은 매우 문명적(civilised)”이라면서 “이미 태어난 다운증후군 장애아의 권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태아가 (낙태에 대한)공포감을 느낀다면 동물도 그럴 수 있다면서, 육식을 하는 사람들은 “낙태를 반대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태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태아가 인간인가”가 아니라 “태아가 고통을 받을 수 있는가”라면서 장애아가 겪게 될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도킨스 교수의 발언에 대한 집중 포화가 이어지자 그는 “다운증후군이 있는 대다수의 태아가 겪는 일(낙태)을 권했다가 무서운 괴물 취급을 받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