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많은 봄철 차량점검 필수 에어컨 작동시 매캐한 냄새 날땐 곰팡이 발생 의심…필터교환 필수 와이퍼·타이어·엔진오일도 체크 미세먼지, 내기·송풍모드로 감소
잔뜩 웅크렸던 어깨를 펴고, 무거운 코트를 벗어던지는 계절, 봄이 다가왔다. 추위가 지나가고 날이 풀리면서 사람 뿐 아니라 자동차도 변화에 적응이 필요한 시기. 특히 봄 나들이철은 장거리 주행이 빈번한 만큼 차량 점검이 필수다.
▶차량 안, 미세먼지에서 안전하다?…먼지ㆍ곰팡이 관리도 잊지 말아야= 활짝 핀 꽃봉오리들은 반갑지만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불청객’ 미세먼지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시기인 봄. 창문을 열어 훈훈한 봄 바람을 만끽하기는 커녕 걸어잠그기 바쁜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실내가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것도 아닌 상황.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차량 실내의 초미세ㆍ미세먼지는 내기 모드와 송풍 모드를 동시에 작동시킬 때 저감 효과가 가장 좋다. 이는 지난달 28일 공단이 서울 강남대로에서 주행중 외기, 외기ㆍ송풍, 내기, 내기ㆍ송풍 등 4개 공조모드 변경에 따른 차량 실내유입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다.
내기ㆍ송풍 모드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에서 ‘좋음’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걸린 시간은 약 2분(정품 에어컨 필터 기준). 10분 뒤에는 1㎍/㎥ 이하로 급격히 감소됐다. 다만 교체주기가 지난 노후필터의 경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 수준으로 떨어지는데까지 신품 필터 대비 약 3배 이상인 6분이 걸렸다. 하지만 내기ㆍ송풍 모드로 장시간 운행할 시 이산화탄소가 차 실내에 축적돼 졸음, 두통, 현기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기적으로 외기ㆍ송풍 모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실내 불청객은 미세먼지 뿐만이 아니다.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히터만 틀다보니 차량 내부에 먼지가 쌓여있기 일쑤다. 따라서 차 문과 트렁크에 쌓인 먼지와 이물질, 곰팡이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하며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10∼20분 정도 에어컨을 가동해보고 작동시 매캐한 냄새가 난다면 곰팡이 발생 여부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도 오염 정도가 심하면 교환해야 한다.
▶와이퍼, 타이어, 엔진오일 점검도 필수…‘아차’하다 사고로 이어져= 봄철에 점검해야 할 부분은 이 뿐만이 아니다.
흔히들 자동차 와이퍼는 사용이 빈번한 여름에 교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운전자가 많다. 실제 ㈜불스원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남녀 운전자 200명을 대상으로 ‘안전운전을 위한 와이퍼 관리 실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약 46%가 여름철에 주로 와이퍼를 교체한다고 답했다. 이어 봄에 교체한다는 응답자는 20%, 가을과 겨울은 각각 16%와 1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여름만큼이나 봄철 와이퍼 점검 및 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동차 와이퍼는 크게 차 유리창을 직접 닦는 ‘와이퍼 블레이드(wiper blade)’와 일정한 압력을 가해 블레이드의 왕복운동을 돕는 지지대인 ‘와이퍼 암(wiper arm)’으로 구성돼 있다. 겨울철 낮은 기온과 눈, 미세먼지, 염화칼슘 등은 와이퍼 블레이드 고무의 마모와 경화, 블레이드 프레임의 부식 등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따라서 날씨가 풀리면 겨울철 한파를 겪은 와이퍼 상태를 점검하고 봄비나 황사, 미세먼지 등을 대비해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타이어 공기압 점검도 중요하다. 바깥에 노출돼 있다 보니 외부 온도에 민감한데, 보통 겨울철에는 공기 밀도가 낮아져 타이어 공기압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기온이 올라가는 봄에는 타이어 공기압이 높아지긴 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엔진오일도 겨울철 추운 날씨에 오염되고 변질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오일 양과 상태를 점검한 뒤 필요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