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유발 위한 보상…투자증가땐 인재유입” “옥중 메모 · 구술로 탈고…“판매 수익금 전액 기부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회적기업’ 책 출간......“사회적기업 한계 인센티브로 해결”

“어릴 적 나와 동생이 구두를 닦으면 선친(故 최종현 회장)께서는 100원, 마당을 쓸면 200원, 세차를 도우면 300원을 주셨다. 사회적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금전적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SK그룹 최태원<사진> 회장이 직접 집필한 사회적기업 전문서적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이 14일 출간됐다. 최 회장은 2009년 한 대학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 참석해 사회적기업을 처음 접한 후 줄곧 “사회적기업 확산은 평생의 과업”이라고 밝혀왔다.

▶사회적기업 인센티브 제도 최초 제안=최 회장은 229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서 “사회적기업은 공공과 시장영역, 자선과 비즈니스 방식을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전문 해결사”라면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사회적기업 숫자가 부족하고, 문제 해결 역량과 성장에 필요한 투자금도 부족하다는 점을 현재 사회적기업의 한계로 꼽았다.

최 회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전적 인센티브 제도인 SPC(Social Progress Credit)를 처음 제안했다.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와 연계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더 많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최 회장은 “아버지의 상금은 내가 착한 일을 더 많이 하도록 하는 동기였다. 나중에는 자발적으로 아버지의 필요를 살펴서 심부름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온라인 1000)SK그룹 최태원 옥중 집필 서적 출간.. “사회적기업에 금전적 인센티브 도입”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해 얻은 인센티브를 활용해 투자를 유치하거나 기업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더 많은 인재가 사회적기업 생태계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옥중에서 마무리 작업=최 회장은 지난해 2월 구속되기 전부터 사회적기업과 관련한 자료들을 틈틈히 탐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사내 사회적기업 사업단과 주기적으로 워크숍을 열고 실제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면서 습득하고 구상했던 바를 정리한 것”이라며 “그동안 각종 사회적기업 포럼에 참가해 해외 석학과 기업인들과도 꾸준히 교류해왔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수감 전 책의 상당 부분을 이미 집필했고, 옥중에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구술하면 지인들이 받아적어 책으로 만들었다. SK동반성장위원회는 최 회장의 책 제작과 수정 작업을 진행한데 이어 2권 ‘SK의 사회적기업 운영사례집 행복한 동행’을 펴냈다. 138페이지 분량의 2권은 행복도시락, 행복한학교, 행복나래,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등 SK그룹이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시도해왔던 노력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서적 판매 수익금을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전액 활용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