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구글이 자사 앱 마켓 ‘구글플레이’에서 판매되는 모든 앱 결제 금액에 30%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당장 내년 1월 20일부터 인앱결제(앱 내 결제)가 의무화된다. 유튜브·네이버웹툰 등 콘텐츠 이용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글은 29일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앱 중 디지털 재화에 대한 인앱결제(IAP)를 제공하는 앱은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글플레이에 새로 등록되는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구글플레이 인앱결제가 의무 적용된다.
인앱결제란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을 제공하는 시스템 내에서 유료 콘텐츠 결제를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는 게임 관련 앱에만 적용됐다. 비게임 앱은 다른 외부 결제수단을 허용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사실상 구글플레이에서 결제되는 모든 금액에 인앱결제가 강제, 30% 수수료가 적용된다. 앱 기능 또는 콘텐츠, 정기 결제 서비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제품 등이 인앱결제 의무 적용 대상이다.
구글플레이가 수수료 30% 정책을 전면 적용하면, 당장 국내 앱·콘텐츠 구독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모바일 앱 서비스 업체가 플랫폼 업체에 내는 수수료 부담은 소비자 가격에 반영돼왔다.
예를 들어,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 월 이용료는 구글플레이(안드로이드)에서는 1만450원(VAT 포함)으로 결제된다. 그러나 이전부터 인앱결제를 강제해온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1만4000원(VAT 포함)이다. 내년부터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iOS 이용자와 동일한 1만4000원을 내야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네이버웹툰 이용권(쿠키) 값, 음원사이트 월 이용료 등이 인상될 전망이다.
국내 모바일 콘텐츠 업계는 "글로벌 거대 플랫폼이 결국 '앱 통행세'를 강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모든 앱에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사실상 구글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플레이 결제 금액은 5조9996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63.4%에 달한다.
나머지 점유율은 애플이 25%, 토종 앱 장터인 원스토어가 10%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스타트업 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지난달 "구글 인앱결제 강제의 위법 여부를 검토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달 2일 국회에 출석해 "전기통신사업법상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라고 보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애플은 서비스 시작 단계부터 선택 가능성이 있었지만, 구글은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뒤 적용한다는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