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올해 상반기 은행과 카드사들이 정보보호 및 IT인력 충원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산에서 정보보호 예산비중과 집행률을 높인 곳은 국내 18개 은행 중 5곳에 불과했고 카드사 중에선 전체(8개사)중 1곳에 그쳤다.

IT 보안인력 채용에도 인색해 전체 인원 중 IT보안 인력비율을 높인 곳은 은행과 카드사 각각 33%(6개사), 25%(2개사)에 불과했다. 올 초 대규모 개인정보유출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정보보안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업계의 변화는 미미했던 셈이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대비 올해 상반기 전체 예산에서 정보보호 관련 예산비중과 집행률을 높인 곳은 은행업계(18개사)와 카드업계(8개사) 통틀어 6곳에 불과했다. 전체 23%에 불과한 수치다.

전자금융감독규정(제 8조 2항)에 정해진 예산 비중인 ‘7%이상’은 모두 넘었지만 상당수 은행과 카드사들이 7~8%대로 ‘눈가리고 아웅’식 예산을 반영했다.

정보보호 관련 예산비중과 집행률을 모두 높인 곳은 은행중에선 하나ㆍ수출입ㆍ수협ㆍ경남ㆍ제주 등 5곳, 카드사중에선 롯데카드가 유일했다.

예산비중과 집행률을 모두 낮춘 곳은 은행이 7개사, 카드사가 5개사였다. 은행중에선 한국SCㆍ한국씨티ㆍ외환ㆍ전북ㆍ중소기업ㆍ국민ㆍ신한은행이, 카드사에선 KB국민ㆍ신한ㆍ삼성ㆍ하나SKㆍ우리카드가 당국의 방향과 거꾸로 갔다.

IT정보보호 예산 비중이 가장 낮은 은행과 카드사는 각각 우리은행(7.2%)과 우리카드(7.3%)였다. 개인정보유출사태를 일으킨 한국SC은행(7.9%)과 KB국민카드(7.7%)가 두번째로 낮았다. 나머지 은행과 카드사 대다수는 예산 비중은 높였으나 집행비율을 낮추는 등 꼼수를 부렸다.

IT인력 채용에도 인색했다. 전체 인력 중 IT인력과 IT보안인력 비율을 모두 높인 곳은 은행이 33%(6개사), 카드사가 25%(2개사)에 불과했다.

IT인력 비율과 IT보안인력 비율이 최하인 은행은 각각 KB국민은행(5.0%)과 대구은행(5.1%)이었다. 카드사에선 롯데카드(5.7%)와 우리카드(5.6%)가 각각 차지했다. 전 은행과 카드사가 당국이 정해놓은 ‘5.0%이상’ 규정은 모두 지켰지만 이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