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와 하위 20% 배율 8.4배
2008년 12월 이후, 부동산 자산 격차 가장 커
임대차3법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7.5% 급등
전셋값, 매맷값 밀어내기, 수도권 아파트값도 첫 6억원대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달 전국 아파트 5채 중 1채가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상위 20% 아파트와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 격차는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역대 최고로 벌어진 가운데 전셋값은 무섭게 뛰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3개월 동안 7.5%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2일 내놓은 ‘10월 월간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5분위배율’은 8.4를 기록해, 2008년 12월부터 시작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 연초 6.9배에서 단기간에 급등했다.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한 5개 분위별 평균주택가격을 ‘5분위 평균주택가격’이라고 하는데, 5분위배율은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를 하위 20%인 1분위로 나눈 값이다. 이 배율이 높을 수록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상위 20%인 5분위 평균값은 9억2025만원으로 올 1월 7억5082만원에 비해 22.6% 올랐다. 반면 하위 20%인 1분위는 1억681만원에서 1억1017만원으로 1.4% 변화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고가주택 밀집 지역인 서울 및 수도권의 매맷값 상승이 전국 5분위 아파트값 급등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말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크게 오르며, 비슷한 가격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게 전국 단위 부동산 자산의 격차를 키웠다고 판단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 1월 4억7796만원에서 6월 4억9148만원으로 2.8% 상승하는 수준이었는데, 7월 이후 지난달까지 4억9922만원에서 5억3677만원으로 7.5%나 급등했다. 특히 가을 이사철이 맞물린 9월부터 10월 사이는 한 달 새 전셋값이 1971만원 뛰었다.
임대차법 시행 직전 2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는 평균 7500만원 정도로 오르는 수준에서 안정됐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맷값을 밀어 올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특히 전셋값으로 매매가 가능한 지역의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6억455만원으로 처음으로 6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에선 2분위(하위 20~40%) 아파트 평균값이 9월 7억1301만원으로 처음으로 7억원을 넘더니 지난달도 7억1779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1월 서울 2분위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5억8984만원으로 6억원 아래였다. 10개월만에 1억2795만원( 21.7%)이나 급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규제 부작용이라 꼬집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자산 양극화가 세계적인 추세라면, 이 속도를 늦춰주는 게 정책이 해야 할 일인데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전세난과 이로 인한 중저가 주택 매매가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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