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벤처 ‘수퍼빈’ 김정빈 대표 인터뷰
- AI 순환자원 선별 로봇 ‘네프론’ 개발
- 쓰레기는 곧 ‘돈’이라는 의식 확산돼야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뉴딜의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과 “그린” 이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이 키워드를 수렴하며 한국형 뉴딜을 이끌어 낼 것인 지에 대한 예측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던 중 “쓰레기도 돈이고, 재활용도 놀이다” 라는 슬로건 하에, 페트병을 버리면 인공지능 기술로 자원화가 가능한 지를 판독해 현금으로 입금해 주는 쓰레기통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고 한다. 수거된 '자원화 가능 쓰레기'들은 가공을 거쳐 순환자원의 역할을 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디지털로 그린을 실현하는 기업이 아닌가? AI 쓰레기통 네프론을 탄생시킨 소셜벤처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를 만났다.
소재 산업인 철강회사 CEO 출신이다보니, 그는 분리수거 된 쓰레기를 접할 때 마다 “이 쓰레기는 과연 소재로 재활용이 될까?” 라는 의심을 가는 직업병을 겪었다고.
폐기물이 효율적으로 선별된 후, 다시 산업으로 들어와 부가가치 높은 새로운 소재로 부활하는 시스템이 새로운 시대의 ‘재활용’ 정의라며 예시를 들어주는 순간, 순환경제의 의미가 보다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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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자원 인공지능 로봇, 네프론’, AI가 쓰레기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 지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마다 경비선생님들이 가정에서 분리 배출된 쓰레기를 밤새 재분류해서 선별장으로 보내는 전처리 작업을 해주셨지만, 최근 대형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단지들이 들어서며 경비라는 직군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의 정교한 재 분류 작업에도 구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맞물려 2018년, 중국과 동남아 각국에서 해외 쓰레기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특히 도심지의 대규모 아파트의 쓰레기가 회수되지 않아 불편을 겪게 됐다. 이게 우리가 기억하는 ‘쓰레기 대란’ 사태이다.
네프론은 쉽게 말해 경비선생님들의 역할을 대신 한다고 보면 된다. 네프론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로 투입된 폐기물을 촬영하고, 그 영상 정보를 기존 학습된 정보에 따라 판독한다. 해당 쓰레기가 산업에서 다시 자원화가 될 수 있는 지를 판단하는 작업을 통해 쓰레기를 버린 고객에게 현금으로 입금을 시켜준다. 현재 폐기물을52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석하고 있으며, 페트와 캔 류에서 적용되고 있는데 다른 소재로의 적용 범위 확장도 개발 중이다.
쓰레기 분류과정에서 순환자원 회수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네프론 이후 수퍼빈이 순환경제에서 또 어떤 개선책을 제시할 지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 첫째는 소재 물류의 구축이다. 현재 가정이나 분리수거 현장에서 여러 형태로 분리배출이 이뤄지고 있다해도, 수거업체들이 차량 한 대에 회수해서 이동할 때는 폐기물들이 섞이기 때문에 재활용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고도화된 로보틱스 기술을 적용한 자체 물류 구축을 준비중이다.
두번째는 네프론이 수거한 폐기물을 더 고 부가가치 산업으로 진입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폐기물 가공 공장을 설계 중이며, 최근 200억 규모의 투자도 받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시범 가동을 통해 폐기물로 연간1~2만톤 정도의 원천 소재를 생산할 계획인데, 이는 기존 석유화학 업체에서 뽑은 소재들과 섞을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라고 보면 된다.
* 한국형 뉴딜 스타트업계에서 성공하려면? 수퍼빈 김정빈 대표와의 인터뷰 풀버전은 〈에코뷰2030〉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알림 환경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