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초환 배제 등 추가 인센티브 고려 안 해
내달 추가 컨설팅 모집…대단지 참여유도 어려울듯
사전 컨설팅 7개 단지의 사업 참여도 ‘불투명’
과도한 기부채납 등 “실익 없다” 부정적 의견 많아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의 서울 도심 주택공급 방안인 공공재건축에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시장의 요구에 대해 정부는 최근 추가 혜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공공재건축 2차 컨설팅 공모를 시작하더라도 대규모 단지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워지는 등 시장의 호응을 얻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1차 사전컨설팅이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 컨설팅이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참여 없이 200~300가구의 소규모 단지로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1차 컨설팅 결과를 받은 단지들은 용적률 상향, 층수 규제 완화 등 혜택에도 과도한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증가 등으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실망감까지 보이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8·4 대책에서 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 가구수보다 2배 이상 주택을 더 공급하는 공공재건축을 도입했다.
공공재건축은 사업 시행사로 공공이 참여해 용적률을 500%까지 늘려주되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공공임대나 공공분양을 지어 기부채납으로 환수하는 공급 모델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5만 가구 공급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강남구 대치동 은마(4424가구),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3930가구),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1089가구) 등 대단지들이 내부 반대 여론으로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 과정에서 잇달아 빠지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기 위해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공재개발처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거나 초과이익환수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지난 21일 설명자료를 내고 “공공재건축 사업에 대해 재건축 부담금 배제 등 추가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달부터 2차 사전 컨설팅 공모가 시작되지만, 추가 인센티브가 없이 강남권 등 재건축 대단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강남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기여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원치 않는 지역에 공공재건축이란 하나의 선택지만 제시한 것 자체가 무리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5만 가구 공급을 위해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대단지의 참여를 겨냥한 1000가구 이상 모의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대단지일수록 사업성이 더 좋아질 수 있고 강조했다.
예컨대 1000가구 규모, 3종 일반→준주거, 기부채납 50%를 조건으로 할 경우 사업성 개선 효과(추정 비례율)가 분양가 수준에 관계없이 민간 재건축보다 최대 27% 높게 나타난다.
문제는 1차 컨설팅 결과를 받은 소규모 단지들도 사업성을 따지며 사업 참여를 고심 중이라는 것이다.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에는 7개 단지가 참여했으며, 이들 단지에 대한 컨설팅 분석 결과는 지난 15일 조합 등에 회신됐다.
이 중 구로구 산업인아파트(342가구)는 공공재건축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혔고, 서초구 신반포19차(242가구)와 광진구 중곡아파트(270가구)도 임대주택 증가 등으로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공공재건축 추진 시 용적률 완화 등으로 늘어나는 가구 수 대부분이 임대주택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전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선도사업 신청을 받아 1분기 안에 후보지를 선정하고 3분기 중에 선도사업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한 소규모 단지들은 고밀개발로 인한 수익률 제고가 가능한 공공재건축 추진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용적률 증가분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따른 소셜믹스나 공공 참여로 재건축 고급화 시공 전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 주민 동의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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