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도 안 돼 작년 상승률의 2배 수준
“저평가 인식 큰 데다 GTX 등 호재 작용”
고양·의왕·남양주 등도 아파트값 급등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경기도 양주시의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평균 상승률의 4배가 넘는다. 비규제지역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모양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양주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7.8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달도 채 안 돼 2020년 한 해 상승률의 두 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양주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누적 4.19% 상승한 바 있다.
양주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중순을 기점으로 급등세로 돌아섰다.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GTX-C노선 사업계획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어서다.
실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12월 중순까지는 전국 평균보다 소폭 낮은 0.15% 전후의 상승률을 보이다가 12월 셋째주 0.2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올 1월 첫주 1.44% 상승했고 이어 1.37%, 1.30%, 0.74%, 1.10%, 1.03%, 0.87%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고암동 동안마을 주공3단지 전용 83.44㎡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최고가가 1억9500만원으로 2억원 미만이었으나 12월 2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오르더니 지난 3일 3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석 달 만에 1억2500만원 오른 셈이다.
덕정동 봉우마을 주공5단지 전용 59.47㎡ 역시 지난해 말 최고가가 2억2000만원 선이었으나 지난 7일에는 2억7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GTX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데 특히 양주의 경우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전국 대부분 도시가 조정대상으로 묶인 가운데 비규제지역인 양주는 그간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 비교적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양주시에는 GTX-C노선 덕정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GTX-C노선이 개통되면 덕정~삼성 구간의 이동시간이 82분에서 27분으로 줄어들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보고 있다.
양주시를 포함해 이른바 ‘GTX 호재’를 누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말 대비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곳을 살펴보면 경기 고양 덕양구(6.88%)와 의왕시(6.08%), 남양주시(5.83%), 고양 일산서구(5.53%), 고양 일산동구(4.99%) 등의 순이었다.
고양시는 GTX-A노선, 남양주시는 GTX-B노선의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의왕시도 GTX-C노선 정차를 추진 중이다. 특히 고양시는 지난해 말 GTX 창릉역 건립과 고양~서울 은평 간 도시철도 신규노선(고양선) 신설 계획이 확정되면서 집값이 크게 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밖에 경기 의정부시(4.85%), 인천 연수구(4.82%), 부산 남구(4.15%), 경기 동두천시(4.13%) 등이 순위권 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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