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낙찰률 74.7%…4채 중 3채 낙찰
경매 물건 많지 않아 희소가치 커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24일 서울남부지법 경매4계에선 4채의 아파트에 대한 경매가 진행돼 3채가 새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 5억5300만원인 구로구 개봉동 삼환 아파트 114㎡(이하 전용면적)는 14명이 응찰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36%(낙찰가 7억5283만원)까지 올라갔다. 강서구 화곡동 서광프리메라 84㎡엔 15명이 몰려 106%(감정가 4억7800만원, 낙찰가 5억561만원), 구로구 구로동 극동 아파트 82㎡엔 9명이 응찰해 123%(감정가 4억4200만원, 낙찰가 5억4577만원) 낙찰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원룸 수준의 소형 주상복합 아파트(28㎡)를 제외한 3채가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경매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면서, 낙찰률(경매 진행 물건 대비 낙찰 물건수)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74.7%로 역대 가장 높았다. 법원 경매 시장에 수도권 아파트 4채가 나오면 평균 3채가 낙찰되고 있다는 뜻이다. ‘명도’에 문제가 있는 등 웬만큼 하자가 있는 물건을 제외하곤 대부분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도권 아파트 월간 낙찰률은 통상 40~50% 정도 수준이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아파트 낙찰률이 많이 올라갔다. 2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80.0%로 사상 처음 80%를 넘었다. 서울 아파트는 5채가 경매에 나오면 4채가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매 참여자들이 웬만하면 적극적으로 응찰해 낙찰을 받고 있는 셈이다.
낙찰률이 높은 만큼 낙찰가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7.1%를 기록해 전월(107.3%)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이 113.2%로 특히 높았다. 경기도 아파트는 평균적으로 감정평가액 보다 13.2% 비싸게 낙찰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9.9%로 100% 밑으로 살짝 빠졌다.
2월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 물건 중에는 낙찰가가 감정가의 두 배 수준인 것도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45.9㎡는 낙찰가율이 189%를 기록했다. 응찰자가 46명 몰리면서 감정가(2억5500만원)보다 89% 높은 4억81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2억6200만원인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마을 58.8㎡는 4억6899만원에 낙찰됐다. 33명이 응찰해 낙찰가율이 178%까지 뛰었다.
2월엔 강남 등지의 고가 아파트가 경매를 통해 많이 거래됐다. 예컨대 감정가 64억7000만원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244.3㎡는 60억110만원에 낙찰됐고, 감정가 45억원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218.6㎡는 41억11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시장에 기본적으로 수도권 아파트 물건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매매시장 보다 싸게 사려는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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