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서울시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 16곳 선정
김포공항 바로 아래 양천구 신월7동도 포함돼
주민들 “안전하고 정비된 환경 꿈”…“분담금 못 내면 쫓겨나”
성북1구역도 “선정돼 만족, 분담금 문제만 지원해줬으면”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동네가 전부 다 오래된 벽돌 빌라 뿐이라 누구 하나 나서서 관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빈집도 많고, 밤에 가로등 불이 안 들어오는 곳도 여럿이에요. 솔직히 안전하지 않습니다. 고층 아파트, 비싼 아파트 이런 것 하나도 바라지 않아요. 여기 주민들은 그저 주거환경정비만 원해요. 공공재개발 후보지가 돼 다행입니다.”(신월7동 2구역 주민 이 모 씨)
29일 공공재개발 2차후보지 16곳 중 하나로 선정된 서울 양천구 신월7동 2구역을 30일 오전 찾았다. 이곳은 계획상으로는 재개발을 통해 2219가구로 재탄생된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 대다수가 전날 밤 늦게 발표된 재개발 대상지 선정 결과를 알고 있었다.
주민 김 모(71세)씨는 “오랜 세월 비행기 소음을 견디며 살았는데 김포공항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고도제한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면서 “시간을 더 오래 끈다고 조건이 나아질 것이 없다면 최대한 빨리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로 옆 신월시영아파트가 12층이니, 여기 4층짜리 빌라들도 12층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 집을 짓는 동안 타지로 떠나있는 것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우려하는 주민도 있었다.
전 모(80세)씨는 “공공이 개발한다고 해도 분담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주비를 낮은 이자율로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힘든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에서 3~4㎞ 떨어진 신월 7동은 전체 건축물의 87%가 준공된 지 30년이 넘는다.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 소음이 심하다. 또 95% 이상의 건물이 4층 이하 연립 및 단독주택이며 지하철이 지나지 않아 교통이 불편하다.
신월 7동은 1·2구역을 나눠 동의서를 받았다. 두 구역을 가로지르는 폭 12m 도로가 있어 구청에서 구역을 나누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번 2차 후보지에는 2구역만 선정됐다. 1구역은 주거정비지수 부족으로 최종 심사까지 올라가지 못했다.
이번에 선정된 구역들은 무난하게 주민동의율까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신월7동의 공공재개발사업 후보지 신청을 주도한 조자연 주민연합회 관계자는 “2구역은 무난하게 주민 동의율 67%를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신청서 낼 때 동의율을 15%까지 받았고, 이후에도 받아 동의율이 80%가까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선정지 중 한 곳인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도 “우리도 70% 정도는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신축빌라 난립으로 노후도 여건이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이 부분도 다행히 통과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걱정되는 것은 분담금 부분인데, 정말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은 쫓겨날 판”이라며 “오랜 세월 살아온 실거주민에게는 LH 등에서 분담금을 좀 완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파구 거여새마을 등 이번에 후보지로 선정된 다른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재개발 반대 여론이 불거지고 있어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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