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오피스텔 가격·거래량 급등…한편에선 미분양 속출

“근본적인 원인인 아파트 전세시장 안정화될 기미 보여”

아파트 전세 시장 안정화→매맷값 안정화→오피스텔 수요 감소

아파트 이어 오피스텔 시장도 숨고르기?…급상승 피로감에 미분양 속출하나 [부동산360]
약 10개월여만에 아파트 전세시장이 안정화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세난에 패닉바잉, 그리고 그 불길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번져 올해 1, 2월동안 9억원 이상 초고가 오피스텔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올해 1·2월에는 9억원이 넘는 고가 오피스텔의 손바뀜이 많았다. 2월의 전월 대비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은 아파트보다도 높았다. 그런데 한편으로 수도권 오피스텔 신규 분양에서 청약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파트 시장의 ‘패닉바잉(공황매수)’과 가격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면서 아파트 대체재로 여겨졌던 오피스텔 시장의 열기도 식어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30일 수익형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분양됐던 전국 12곳의 오피스텔 가운데 8곳의 오피스텔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분양 오피스텔 중 66%가 넘는 곳에서 청약기간 내 청약을 공급수만큼 받지 못한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났다. 1분기 분양을 진행했던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내 오피스텔은 9곳 중에서 청약 기간 내 청약을 마감하지 못한 곳은 7곳이나 됐다. 특히 경기 지역 분양 오피스텔 6곳 모두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다만 서울과 세종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세종에서 분양했던 한 오피스텔은 평균 60.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 중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청약 평균 경쟁률은 12.7 대 1로 조사됐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청약 가점이 필요 없고, 자금 출처 조사 대상에도 들어가지 않아 최근까지도 매매 거래가 증가했다”면서 “다만 올해 분양시장에선 입지, 분양가, 시공사 등의 요소에 따라 수요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2월 전국에서 고가(9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124건(3월 22일 기준)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 63건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거래량이 많은 지역은 경기도, 서울, 부산 순이었다. 경기도에선 61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하우스는 올해 2월 오피스텔 가격상승률이 전년 2월 대비 22.8% 올라, 아파트 가격 상승률 10.0%보다도 약 2.3배나 높다고 계산했다.

단기 가격 급등 피로감에 잠시 주춤했을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오피스텔을 바라보게 만들었던 근본적인 원인인 아파트 전세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지난해 6월 첫째주 이후로 가장 낮은 전셋값 상승률이 관측되는 등 아파트 전세난이 완화되고 있다”면서 “올해 전세시장이 진정되면 수도권 집값도 계속 오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원룸형 오피스텔이 아닌 중대형 오피스텔로 불리는 ‘아파텔’은 지난해 확실히 아파트의 대체재로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특히 입지와 신축을 포기 못한 신혼부부들이 도심 내 중대형 오피스텔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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