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 선봉에 선 소형(60㎡이하) 아파트
최근 4주간 소형 아파트 상승률 1.34% 최고
경기·충남 국지적 급등세와 맞물려
대출 규제·금리 인상으로 상승폭 둔화될수도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주택 가격 상승의 선봉장에 섰다.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매매가 주춤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줄었지만, 수도권 외곽과 지방 몇몇 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뜨겁다. 하지만 이같은 상승세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로 꺾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6일 KB국민은행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직전 4주간 전국의 60㎡이하 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34%로 집계됐다. 60㎡초과~85㎡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1.18%, 85㎡초과~102㎡이하 중형 아파트 1.20%보다 높은 수치다. 이 기간 102㎡초과~135㎡이하 중대형 아파트와 135㎡초과 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각각 1.01%와 0.99%였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와 충청남도에서 소형 아파트 가격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은 최근 경기도 양주(1.30%·10월 3째 주), 안성(1.63%·10월 1째 주), 충청남도 계룡(1.36%·10월 2째 주), 경기도 평택(1.56%·9월 4째 주) 등 주간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지역이 속한 곳이다.
경기도의 소형 아파트는 최근 4주간 1.78%가 올랐고, 충청남도의 경우 소형 아파트의 상승률이 1.6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 중대형 아파트 상승률이 1.12%, 충남의 중대형 아파트는 0.71%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형 아파트의 강세가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2째 주 통계를 발표하면서 “대실지구와 인접해 수혜가 예상되는 금암동 신성미소지움과 엄사면 일대의 공시지가 1억원 미만 단지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충남 계룡시의 가격 급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지역 저렴한 소형 아파트를 향한 대전 및 세종 실수요 및 투자 수요가 갑자기 몰리며 전체적으로 가격을 끌어 올렸다는 의미다.
최근 강한 가격 상승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 경기도 남북부지역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오산을 시작으로 안성, 평택, 그리고 위로 양주와 동두천까지 소형 저가 아파트들의 거래와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 정부로 부터 제출받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8월까지 14개월 동안 거래된 공시가격 1억 미만 아파트는 26만555건으로 이전 14개월 대비 55%나 늘었다. 경기도 안성의 주은청설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한산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8월까지 전체 단지의 35%가 집주인이 바뀌었을 정도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와 연립으로 최근 젊은 층의 실수요가 몰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는 소형 저가 아파트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최근 흐름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방 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향후 대출 규제 및 금리 인상 등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 수석위원은 “여전히 저금리 기조로, 실수요자 위주로 편성된 매수심리를 꺾기에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면서도 “개인별 대출 총량 규제 및 금리인상 시점과 지속성에 따라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 상승폭 둔화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