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10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발표
서울 0.42% 올라 오름폭 대폭 축소
동남권 -0.03%, 서북권 –0.5% ‘하락 전환’
1~10월 전국 누적 상승폭은 20%…역대 최고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하락세로 돌아설 분위기다. 강남권과 서북권은 이미 하락 전환했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급매물이 많이 거래된 게 실거래가 상승세를 위축시킨 이유로 평가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의 ‘2021년 10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변동률은 0.42%로 전월(1.49%) 보다 오름폭이 대폭 줄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지난 6월 2.24% 오르며 최고점을 찍은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고 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이 속한 동남권은 0.03% 하락 전환했다.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있는 서북권은 0.5% 떨어졌다. 두 지역이 월간 기준 하락한 건 올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이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모든 아파트 실거래가를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해 작성한다. 계약 이후 30일 이내 신고해야 하므로 11월 실거래 변동률은 아직 신고하지 않은 건이 있어 잠정치로 발표한다.
1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 변동률은 –0.91%로 조사됐다. 최종 집계 결과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2020년 4월(-0.87%) 이후 1년 7개월 만에 하락 반전하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이다. 10월 2.18% 오르면서 서울 5대 생활권역 중 상승폭이 유난히 컸다. 서남권은 1.17%, 동북권은 0.18% 각각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도심권에선 용산구의 재정비사업 대상지역, 서남권은 양천구 목동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거래가 상승폭이 급감하면서 하락세로 꺾이는 분위기는 경기, 인천 등 다른 수도권과 전국 기준으로도 나타난다. 10월 경기 아파트 실거래가는 1.57% 올라 전월(2.81%)과 비교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인천은 2% 상승해 전월(3.13%)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전국 기준으로도 9월 1.99%에서 10월 1.3%로 상승세가 많이 약해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980건으로 전월보단 21%, 전년 동월보단 50% 급감했다”며 “매수세가 위축돼 거래가 줄면 급매물이 나오기 마련이어서 당분간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긴 어려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는 역대급 상승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 1~10월 누적치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16.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오름폭이 줄고 있어 작년 연간 상승폭(20.86%)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5년간 연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8.92% 올랐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올해도 평균 보다는 두 배 수준으로 많이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도는 역대 최고 상승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올 1~10월 32.36%나 뛰면서 작년 연간 상승폭(23.81%)을 진작 넘어서는 건 물론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서울 아파트 매매 규제를 피해 경기도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면서 실거래가를 띄웠던 게 원인으로 보인다.
전국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올해 누적치로 벌써 20.22%나 올라 작년 한해(16.42%) 상승폭을 앞질렀다. 역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