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부담금 분담률 최대 50%’로 개정 본격화
건축물 등에도 부과 움직임…“이중부과 소지”
서울시 등 지자체들도 “주택 공급 감소 우려”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한 민간 이익을 환수하는 개발이익환수법이 국회에서 발의돼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섰지만, 일부 환수 조항에 대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일부 조항을 두고 “이중부과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우려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국토교통부는 의견서를 통해 “일부 조항은 이중부과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등 일부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과도한 민간 이익이 문제가 되자 민주당 의원은 6건의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고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의 개발부담금 부담률 상향과 개발부담금 부과 기준에 건축물 가액 합산, 개발부담금 면제대상 축소, 개발부담금 예측시스템 구축 등의 규제 강화안을 포함시켰다. 특히 현재 개발부담금 부담률을 20~25%에서 최대 50%로 상향하는 방안이 나왔다.
그러나 일부 조항을 두고 전문위원을 비롯해 국토부에서조차 “민간의 개발사업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왔다. 개정안은 “공공의 사업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공공이 적정 수준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사업 위험성은 민간이 부담하면서 이익을 제한할 경우, 민간사업자의 개발사업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 기준을 기존 토지에서 건축물 가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부담률을 상승시키는 방안 역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토지개발이 아닌 건설사업만 진행하는 경우에도 개발이익 환수에 나선다는 조항에 대해 국토부는 “토지 개발사업에 대해 개발부담금이 이미 부과돼 개발이익이 이미 회수된 측면이 있으므로, 건축에 대한 개발부담금 부과는 이중부과로 볼 소지가 있다”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최대 50%까지 개발부담금 분담률을 상향하는 안에 대해서도 우려가 이어졌다. 이미 민간 사업자가 주택뿐만 아니라 근린생활시설과 문화시설 등을 개발사업에 포함시키며 개발이익을 공공에 환수하고 있는데, 부담률을 추가로 상향할 경우, 개발사업의 수익성 감소와 사업 추진 중단으로 인해 주택, 상가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분담률 상향은) 개발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민간 개발사업이 위축돼 정부의 정책 목적인 주택공급 확대에 차질이 발생하고, 향후 부동산 가격안정화 등 개발사업에 따른 순기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했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주요 지자체 10곳도 일제히 의견서를 통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주택 공급 감소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정비업계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새 정부는 민간 재건축, 재개발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분담률 상향은 민간 참여를 더 가로막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시된 법안대로면 민간 재개발 사업의 수익성은 아예 없어질 것”이라며 “민간에서 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