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아파트 거래비중 ‘역대 최고’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28.2% 40㎡이하
부동산원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 기록
집값상승·대출규제·금리인상 등 영향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3월 서울 내 소형 아파트 매매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오를 만큼 오른 상황에서 맞물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탓에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린 수요자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236건 가운데 전용면적 40㎡ 이하의 매매 비중은 28.2%(349건)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약 3건 중 1건이 소형 아파트라는 것으로, 부동산원이 월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형 아파트 매매 비중은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지난해 9월 10.5%에서 10월 13%, 11월 18.4%, 12월 18.3% 등으로 대체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올해 첫 달에는 21.5%로 20%대를 넘어선 뒤 2월 17.7%로 주춤했으나 3월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3월에는 서울 내 전용 41~60㎡ 아파트의 거래량(367건)이 수요자의 선호가 가장 높은 전용 61~85㎡의 거래량(357건)을 넘어서면서 중소형이 중형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자 눈높이를 낮춰 소형·중소형 아파트를 택한 경우도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월 소형 아파트 거래 사례를 보면 강남권부터 노원 재건축 단지 등 다양했다. 웬만한 전용 59㎡가 대출금지선(15억원)에 걸리는 강남권에서도 소형 아파트는 여전히 대출로 접근 가능한 대상으로 꼽혔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31.4㎡은 지난 3월 12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 전용 33.18㎡ 매물 2건은 지난 3월 11억8000만원, 12억원에 각각 팔렸다. 수서동 ‘신동아’ 전용 33.18㎡은 11억5000만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송파구에서는 ‘파크리오’ 전용 34.24㎡가 10억2000만원에, ‘리센츠’ 전용 27.68㎡이 9억9700만~10억70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나왔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무지개’와 ‘중계그린1단지’ 전용 39㎡은 각각 4건씩 거래됐다. 매매가격은 대표적인 서민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6억원 이하)을 이용할 수 있는 5억6200만~5억8000만원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