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33㎞ 방조제 속 매립 공사 한창
새만금 대동맥 될 남북도로는 연내 완성 앞둬
자연환경 바탕으로 관광 인프라 구축도 속도
[헤럴드경제(군산)=유오상 기자] 한국에는 1989년 개발을 시작해 30년 넘게 공사 중인 곳이 있다. 그마저도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실제 완성까지는 다시 30년이 걸릴 전망이다. 바다 위에 33㎞에 달하는 세계 최장 방조제를 세워 바다를 메우는 새만금 사업이다.
한국에서 가장 오랜 공사 기간으로 유명한만큼, 세월에 따라 새만금의 역할은 더 커지고 첨단화했다. 지난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바다를 메운 공간에 최첨단 기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1만1000세대 규모의 스마트시티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으로, 그 크기만 200만평(6.6㎢)에 달한다.
지난 3일 직접 방문한 새만금 사업현장에서는 도시의 대동맥이 될 남북도로 건설이 한창이었다. 지난 2020년 11월 개통한 동서도로와 교차하며 새만금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남북2축을 맡을 예정이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새만금의 랜드마크가 될 남북도로 아치교였다. 초생달 모양으로 아치 구조물을 거꾸로 세운 모습이 인상적인 다리는 확장이 진행 중인 군산공항을 고려해 양쪽의 높이가 달랐다. 현장 관계자는 “비대칭 리버스 아치교 건설은 새만금이 세계 최초”라며 “올해 12월이면 60개월의 공사가 마무리되고 새만금의 중요 축이 개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 도로 건설과 달리 정작 스마트 수변도시가 들어설 부지는 아직 크기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물에 잠긴 모습이었다. 매립 공사가 한창이지만, 바다 한가운데 어딘가에 수변 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설명에도 앞으로의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사업 관계자는 “현재 매립공사는 지난 4월까지 35.54%의 공정률을 달성했다”라며 “오는 2023년 6월이면 매립공사가 끝나고 도시 조성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2월에는 조성공사를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가 이뤄질 예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1조3476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 수변도시에는 1인 기업과 청년 일자리를 위한 글로벌 교류 거점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업이 중심이 되는 첨단산업단지, 호텔·수변상업시설과 연계한 대규모 레포츠 단지가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주거단지 한복판에는 거대한 호수공원도 함께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포용적 스마트시티’를 모토로 앞세운 새만금은 도시에 에너지 자립형 리빙랩과 수소에너지 특화 커뮤니티, 그린에너지 인프라를 비롯해 스마트 모빌리티 긴급출동과 스마트 원격학습·의료 시스템 도입으로 도시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변도시 조성에 앞서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관광레저용지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군산 앞바다를 섬으로 수놓은 고군산군도는 주요 섬이 다리로 연결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여기에 더해 새만금은 신시야미 개발사업을 통해 인공해변과 연계한 관광 휴양, 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장은 당장 오는 2023년으로 예정된 세계잼버리대회 개최를 위한 인프라 구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개발을 가속화하고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로 삼겠다"라며 "새만금을 전 세계 관광객이 모이는 명품 관광단지로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