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고물가에도 타격 적어
최근 30거래일 주가 13.6% ↑
수요 견조, 원자재비용 부담 ↓
실적 호조에 신약 기대감까지
정부 ‘K-바이오·백신펀드’ 육성
불황과 고물가 우려 크지만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 제약·바이오주가 고정 수요와 물가에 구애받지 않는 매출로 주목 받고 있다. 주요 제약사의 실적이 호조인데다 정부의 대규모 펀드 조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코로나19 재확산도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헬스케어 지수는 전날 기준 지난달 16일 저점 이후 13.6% 상승했다. 의약품지수의 상승률도 12.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심각한 굴곡을 그리다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제약바이오는 필수소비재로 수요가 견조해 불황기에도 매출 타격이 적다.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 고환율과 고물가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제약사 매출에서 순수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태기 상상인 증권 연구원은 “제조원가 가운데 비중이 큰 감가상각비·인건비 등은 유가와 환율상승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며 “환율과 금리, 유가 등의 변수가 크게 개선되기 전에는 영업실적 변동성이 적은 의약품 관련주가 계속해서 매력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코스피200헬스케어에 편입된 대형 제약사들의 2분기 실적은 모두 호조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효과 등에 힘입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을 제외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개별 기준 상반기 매출도 1조 150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 역시 상반기 호실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하반기 주목할 제품은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베그젤마’의 유럽 출시다. 베그젤마는 지난 6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권고 의견을 받았다. 이변이 없는 한 연내 유럽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재확산도 제약바이오주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글로벌 승인을 위해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에 조건부 허가(Conditional Marketing Authorization, CMA)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백신 주권 확보와 신약 개발을 위해 올해 5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펀드’를 조성하고, 2026년까지 13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도모한다는 내용의 바이오헬스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지원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 발언에서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K바이오 백신 허브를 조성하는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해 기업들이 블록버스터 신약과 백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