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 방산 부문을 인수하고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합병하면서 글로벌 10대 방산 기업을 목표로 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 내 방산 역량을 한 데 모으기 위해 ㈜한화 방산부문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와 함께 ㈜한화에 한화정밀기계를, 한화임팩트에 한화파워시스템을 각각 매각하고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합병하는 안건도 함께 결의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육·해·공·우주 기술을 모아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이번 인수·합병을 발판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디펜스 톱10’으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누리호 엔진 제작 등 항공·우주 전문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 방산 부문의 우주 발사체 연료기술·항법장치·탄약·레이저 대공무기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K9 자주포와 원격사격통제체계·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기술, 5세대 전투장갑차 레드백 등을 보유한 한화디펜스도 결합해 방산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디펜스 솔루션 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이는 F-16·F-35 전투기 등 뛰어난 항공 기술이 주력이지만 패트리엇 미사일(PAC-3), 이지스레이더(AN/SPY-1) 등을 함께 개발하면서 세계 1위 종합방산기업이 된 록히드마틴의 사업 모델과 유사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기업 규모를 키우고 제품을 다양화해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판로도 북미·유럽 중심에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 방산 부문과 한화디펜스는 호주·튀르키예(터키)·인도·이집트 등 8개국에 K9 자주포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 장갑차를, UAE에 천궁 발사대 등을 수출해왔다. 이들 수출국을
더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개에 육박하는 수출길을 확보하게 된다.
각 계열사가 보유한 기술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방산종합연구소도 설립한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국방에 인공지능과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되는 추세에 대응할 것”이라며 “선제적 R&D 투자로 무인화 자율주행 기술, 에너지 저장 기술, 전장상황 인식 기술 등 차세대 핵심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