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에 “정신적 문제 많다”한 돈스파이크…‘심신미약’ 감경 노렸나
지난달 26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정신적인 문제가 많다”고 고백한 돈스파이크. [채널A 캔버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가 지난달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4중인격’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고백한 것을 두고 추후 형량을 감경받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돈스파이크는 올해 4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지인들과 호텔을 빌려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지난 28일 구속됐다. 경찰이 26일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돈스파이크를 체포할 당시 그는 약 1000회분에 해당하는 필로폰(30g)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6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서는 “옛날부터 삶이 꿈속 같았다”며 “망상도 많고 공상도 많고 생각을 많이 해서 머릿속에서 4명이 같이 회담을 하면서 산다. 4중 인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네 명(네 개의 인격) 모두 성격이 정반대”라며 “돈스파이크는 육식하는 사업가이고 민수는 그냥 나다. 집에 혼자 있을 때는 민지다. 중3 소녀처럼 호기심이 많고 착하고 호의적이다. 해외에 나가는 걸 좋아하는데 그땐 ‘아주바’ 캐릭터가 나온다.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고 잠도 안 자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폐에 가까울 정도로 다른 식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게 많다”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돈스파이크가 최근 보도를 통해 이미 마약류 전과로 3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약을 투약하던 중에 방송에 출연해 정신과 의사를 상대로 정신질환과 다중인격을 호소한 건 추후 면죄부를 받으려던 것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하는 상황이다.

29일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에서 이같은 의혹을 다뤘다.

이진호는 마약류 사건 전문가로 알려진 검사 출신 윤재필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는데, 윤 변호사는 돈스파이크가 방송에 출연해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한 것과 관련해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 ‘자폐가 있다’ 이런 정도로는 법정 감경 사유로 보긴 어렵다”면서 “심신 미약이라는 전문가의 판단이 있어야 법적 감경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다만 윤 변호사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인 장애가 있다고 하면 법적 감경 사유는 아니지만, 형량을 정하는 데 이런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작량감경’ 사유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 내용을 재판에 증빙 자료로 제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냐’는 질문엔 “그렇다. 분명히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은 된다”고 했다. 또 돈스파이크가 신혼이라는 점 역시 법적 감경 사유는 아니나,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돈스파이크는 지난 28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뒤 취재진 앞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다 제 잘못이고 조사에 성실히 임해서 죄(죗값)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