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에 루틴, 퀘세틴 등 생리활성물질 풍부
항염ㆍ항당뇨 효능, 일반 메밀보다 ‘쓴 메밀’이 탁월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글루텐 프리(Gluten-Free,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인 글루텐이 없는 것) 트렌드의 확산, 뛰어난 영양소…. 최근 흰 밀가루 대신 메밀이 식품업계에서 주목을 받게 된 요소들이다.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으며 영양소도 풍부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메밀에는 루틴(rutin), 퀘세틴(quercetin) 등의 플라보노이드 물질과 카테킨(catechins), 트리터페노이드(triterpenoids)와 같은 페놀화합류들이 들어 있다. 이러한 성분은 항산화, 항당뇨, 항염증, 비만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루틴(rutin)의 경우, 혈관을 튼튼하게 만드는 메밀의 대표 영양소이다.
주목할 점은 메밀 중에서도 ‘쓴 메밀’에 이러한 영양소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에서 메밀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정 농업연구사는 “일반 메밀은 흰 꽃을 피는 반면, 쓴 메밀은 연두빛 꽃을 피는 다른 품종”이라며 “루틴과 같은 기능성 성분들이 더 많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실험 결과, 루틴 함량은 쓴 메밀이 일반 메밀보다 65에서 78배 높았으며, 퀘세틴은 쓴 메밀에서만 검출됐다. 플라보노이드 및 폴리페놀 함량도 쓴 메밀 추출물이 1.8에서 2배 높았으며, 염증을 만드는 물질(염증성 사이토카인의 mRNA 발현)에서도 쓴 메밀의 억제 효과가 더 우수했다. 항당뇨 효과도 마찬가지였다. 쓴 메밀의 경구 내당능 효과가 뛰어났으며, 혈청 포도당 농도도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즉 쓴 메밀이 염증 뿐 아니라 당뇨 예방 효과에서도 더 큰 효능을 보인 것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에는 ‘황금미소’ 이 쓴 메밀의 품종이며, 포장에 ‘쓴 메밀’ 이라고 표기된 제품도 있다.
‘쓴 메밀’은 이름처럼 가루로 먹을 경우 쓴 맛이 난다. 쌉쌀한 맛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방법도 있다.바로 로스팅(볶는 과정)을 거친 쓴 메밀을 차로 마시는 것이다. 김수정 농업연구사는 “쓴 메밀의 껍질을 벗겨서 로스팅을 하면 쓴 맛이 사라지고 오히려 구수한 누룽지 맛이 나기 때문에 보다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쓴 메밀은 현재 다양한 식품으로 그 효능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메밀 식초의 경우 숙취해소 효과 뛰어난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의 메밀 식초 실험에서도 쓴 메밀은 일반 메밀보다 알코올 농도나 분해 시간 등에서 숙취해소 효과가 컸다.
쓴 메밀을 포함해, 건강에 이로운 메밀은 메밀 가루를 이용하면 가정에서도 원하는 음식을 보다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메밀묵이 대표적이며, 메밀 크레페, 메밀면, 메밀 수제비 등의 조리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따뜻한 메밀차로 즐겨도 좋으며, 최근에는 밥에 메밀을 넣어먹는 메밀밥도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