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와 추가안 협의했지만 결국 무산돼
국토부 “기존에 제출된 우회안 검토 중”
도봉 지상화 구간 문제 등 내년 초에 결론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강남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노선안을 두고 주민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에 대해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새로운 우회 노선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협상했지만, 검토 끝에 제출 의사를 철회했다. 강남 노선안뿐만 아니라 도봉 지상화 구간을 두고 감사원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 등 GTX-C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는 “적격성 검토를 마치는 시점에 관련 노선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국토부 측에 은마아파트를 우회하는 새로운 GTX-C 노선안을 제출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이후 검토 끝에 최종적으로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은마 추진위, 국토교통부와 3자 면담을 통해 추가 우회안을 협의해 왔으나,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의 집단적인 행보에 더 이상의 협의는 어렵다고 판단, 추가 우회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 측이 추가 우회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아직 제출하지는 않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라며 “민자사업인 만큼 국토부에서 노선안 제출을 지시하거나 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양주와 수원 사이 74.8㎞를 잇는 GTX-C는 지난해 6월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노선이 은마아파트 바로 밑을 통과하는 탓에 주민 반발이 계속됐다. 재건축을 앞두고 노후 주거지 지하를 GTX가 통과할 경우,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 측은 지난 9월 양재역을 지나 매봉산을 통과하는 GTX-C 우회 노선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 우회안 역시 인근 소규모 아파트 단지 밑을 통과해 주민 반발이 여전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주민들은 추가 우회안 제출을 요구해왔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C가 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데 반발해 최근에는 아파트 외벽에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에서 또 터진다’라는 현수막을 걸어 질타를 받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미 기존에 제출된 매봉산 통과 우회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제출된 우회안에 대해 검토 결과, 내용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라며 “현재 현대건설 측에 보강 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온 창동역-도봉산 구간 역시 노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봉구가 지난 1월 “지하화가 예정됐던 도봉 구간을 타당한 사유 없이 지상화로 변경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는데, 감사원이 적격성 검토가 없어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토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민자 적격성 검토 결과가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인 만큼, 그 시점에 맞춰 다른 노선 문제를 함께 결론지은 뒤 예정대로 GTX-C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