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달 은퇴한 전 두산베어스 내야수 오재원(37)이 한국 축구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을 비난하는 악플러들을 공개 저격했다.
오재원은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날 가나전 이후 손흥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달린 악플들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부상에도 투혼을 펼친 손흥민을 향해 “솔직히 말해서 못한다, 국대에서 다시는 보지 말자”거나 “워스트급으로 활약하다고 끝나고 울기만 함” “짜증나는 얼굴 보기 싫네요” “아프면 나오지를 말지 왜 기어나와가지고” “오늘 경기 한 거 없으시네요 실망”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오재원은 이같은 악플에 “다들 한 분야에서 CEO(최고경영자) 정도 되시나 봐요?가 아니라 죽을래 진짜?”라며 거세게 분노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최초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과 같은 정상급 선수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누리꾼에게 진정 화가 난 모습이다.
앞서 가나전 이후 손흥민 SNS에 악플이 쏟아지자 “안와골절 3주 만에 경기 뛰는 게 기적이다” “응원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잘 뛰어줘서 너무 고맙다” 등 손흥민을 응원하는 팬들의 반박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오재원 역시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이같은 분노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흥민은 지난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2-3으로 석패하자 경기장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궜다.
그는 부상 투혼에도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다"며 "선수들이 고생 많이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밖에 안 나와 미안하고,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개인적으로도 잘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며 "동료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고, 지금처럼만 잘해주면 팀의 주장으로서 정말 고마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 안와 골절로 인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부상이 다 낫지 않았는데도 경기에서 헤딩슛을 시도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