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 설문조사서 과반 이상 찬성

“권력을 탐하는 자가 가장 무자격”

안도감에 테슬라 주가 5% 이상 급등

머스크 “트위터 CEO할 멍청이 찾으면 물러나겠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의 경영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자신이 트위터 CEO 직에서 손을 뗄지를 설문에 부쳤는데, 응답자 과반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6시 20분부터 이날 오전까지 12시간 동안 머스크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서 진행된 “내가 트위터 대표직(head)에서 물러나야 할까”를 묻는 투표에서 응답자 총 1750만2391명 중 절반이 넘는 57.5%가 '찬성'(yes) 의사를 밝혔다. 반면 반대표는 42.5%에 그쳤다.

이후 머스크는 “권력을 가장 원하는 이가 가장 그것에 부적합한 자이다”라는 트윗을 남겨 실제 사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머스크는 이 설문을 올리며 “나는 이 투표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후임자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한 트위터 사용자에게 보내는 답글에서 "후임자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설문조사를 통한 사임이 이미 머스크가 의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는 자신이 이미 내린 결정을 확인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트위터에 테슬라 지분 10%를 매각할지 여부를 물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후 머스크는 이미 매각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 밝혀진 바 있다.

트위터 인수 이후 머스크가 예측불허 행보를 이어가는 것을 놓고 우려를 키워온 주식시장도 다소 안도하는 듯, 한동한 곤두박질쳤던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장전 거래에서 5.0% 뛰어올랐다.

최근 테슬라 주주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지난 10월 트위터를 사들인 후 '본업'인 테슬라 경영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비등해왔다.

이 기간 테슬라 주가는 30% 가까이 빠졌고, 그 여파로 머스크는 세계 최고 갑부 자리를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 잠시 내주며 2위로 밀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