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일단 5000원부터 받고 시작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5000원부터 공짜로 준다. 이렇게 혜택을 받은 사람이 벌써 27만명이다.
바로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다. 이건 모두 국고로 지급되니 안 받으면 손해다. 회원 가입만 하면 되고, 이후에도 소소한 소비마다 챙기면 어느 포인트보다 수익도 쏠쏠하다.
요즘 ‘짠테크’가 유행인데, 5000보를 걸으면 20원을 벌고 1만보를 걸어야 130원을 번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는? 회원 가입하고 그냥 편의점에 가서 종이영수증만 안 받으면 100원을 준다. 어떤 제품은 2000원도 준다. 다시 말하지만, 안 하면 손해다.
1번 구매하면 2000원 포인트 적립
장모(21) 씨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애용자다. 환경에 관심도 많은 터, 포인트가 없어도 샀을 물건들이니 포인트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쏠쏠한 용돈벌이다.
그가 애용하는 건 ‘리필스테이션’. 일회용 용기를 쓰지 않고 다회용기로 샴푸, 클렌징워터, 현미유 등을 살 수 있다. 구매하면 1회당 2000원씩 돌려준다. 장 씨는 “그렇게 5번만 해서 1만원을 벌었다. 물론 최초 가입할 때 바로 받은 실천다짐금 5000원은 덤”이라고 밝혔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는 친환경 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100% 국고로 지원하는 인센티브제다.
작년 1월 19일에 시행, 이제 1년 가량 됐다. 이용자는 벌써 27만명을 넘겼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에 우선 가입한다.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녹색생활 실천활동’을 정하면 된다. 가입과 동시에 먼저 5000원을 받는다. 실천다짐금 명목이지만, 특별한 조건은 없다.
‘녹색생활 실천활동’은 ▷전자영수증 발급 ▷텀블러·다회용컵 이용 ▷일회용컵 반환 ▷리필스테이션 이용 ▷다회용기 이용 ▷무공해차 대여 ▷친환경제품 구매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 ▷폐휴대폰 반납 ▷미래세대 실천행동(어린이·청소년 대상) 등이 있다.
편의점서 종이 영수증 안 받으면 100원 적립
참여사가 가장 많은 전자영수증 발급의 경우, 평소 이용하는 쇼핑몰이나 앱에 들어가서 ‘모바일영수증 받기’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후엔 구매 시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만 하면 100원이 쌓인다. 종이영수증은 대부분 바로 버리는 쓰레기다. 쓰레기도 안 받고 100원도 번다.
갤러리아백화점, 롯데백화점 및 마트,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현대백화점 및 아울렛, 홈플러스와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 전 지점) 등에서 가능하다. 편의점만 해도 한번 갈 때마다 100원씩 벌 수 있는 셈.
리필스테이션 이용은 2000원짜리다. 다만, 리필스테이션이 아주 많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화장품 아로마티카(신사점·하남점), 아모레퍼시픽(이마트 자양점)과 세제류를 취급하는 슈가버블 10개 지점이 참여 중이다.
알맹상점(중구점·망원점)을 비롯, 11개 제로웨이스트샵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배달 주문도 1000원씩·스벅도 300원씩 할인 쏠쏠
배달 주문 쿠폰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다회용기를 쓰면 1회당 1000원씩 받을 수 있다.
배달특급(화성 동탄, 용인 수지 지역), 요기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땡겨요(서울 강남·서초·관악·광진·서대문구) 5개사 참여한다.
세종과 제주에서 우선적으로 시작한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발맞춰 올해부턴 카페에서 텀블러 및 다회용컵 이용할 때에도 회당 300원씩 탄소중립실천포인트가 쌓인다. 더벤티와 폴바셋이 이달부터 시작했고, 2월부터는 메가커피, 스타벅스도 올해 중 참여한다.
이외에 무공해차를 대여 시 1㎞당 100원, 고품질재활용품 배출 시 1㎏당 100원, 폐휴대폰 반납 시 회당 1000원을 돌려준다.
이같은 녹색활동 실천활동을 통해 쌓인 포인트는 매 월말 지급된다. 현금 또는 카드사의 포인트 중 선택할 수 있다. 포인트의 연간 상한액은 7만원이다.
19개로 출발했던 참여사가 33개까지 늘어났다. 참여자도 27만명을 넘어섰다. 간혹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주변에 권하고, 쌓인 포인트를 인증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건 ‘참여율’이다.
아직까진 참여사 대부분이 수도권이나 광역시 등에 집중해 있다. 근처에 참여사가 없다면 아직은 사용하기 불편하다. 근처 알맹상점에서 리필스테이션을 애용하는 박모(42) 씨는 “가깝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처럼 많이 쓰진 못했을 것”이라며 “더 많이 사용처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