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억대 손절매 2건에 이어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번진 ‘반토막’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나타난 고점 대비 '반값' 아파트가 서울주요 단지로까지 번지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서울 시내 주요 단지를 고점에 사들인 이들이 손해를 보고 파는 일명 ‘손절매’ 거래도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 국민평형(전용면적 84㎡) 20층 매물이 지난달 22일 16억8000만원에 소화됐다.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이 집 주인은 불과 9개월 전인 지난해 3월 21억8000만원에 해당 물건을 매수했다. 채 1년도 안 돼 5억원을 손해보고 판 것이다.
헬리오시티는 지난달 초부터 3억원대 손절매가 2건이나 신고됐다. 지난해 7월 20억7000만원에 헬리오시티 국평을 매수한 집주인은 지난달 14일 이 집을 17억 5000만원에 팔았다. 같은 평형을 지난해 5월 21억5000만원에 매수한 또 다른 집주인은 이 집을 지난달 9일 17억6500만원에 매도했다. 각각 5개월, 7개월 만에 3억2000만원, 3억8500만원의 손해를 감수한 셈이다.
1만 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헬리오시티는 2021년 9월과 10월 국평 기준 23억8000만원의 최고가를 두 번이나 달성했으나, 부동산 시장이 고꾸라지면서 15억원대 거래가 등장하고 있다. 헬리오시티 국평은 지난달 21일에 15억9000만원에 손바뀜된 데 이어 이달 14일 1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중순 이후 급격한 부동산 시장 침체에 고금리까지 겹치며 손절매 사례가 지방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다수 등장했는데, 이같은 분위기가 서울 대단지로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도 신도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집값 반토막 현상마저 서울로 옮겨오는 모양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현대아파트 전용 84㎡ 10층은 지난 16일 5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2021년 9월 11억5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약 1년 반 만에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포레카운티 전용 84㎡도 이달 16일 7억원에 거래돼 2021년 6월 달성한 신고가(13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이같은 거래는 소위 집값의 바닥을 다지는 현상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폭을 소폭 줄여 나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주 대비 0.06% 떨어졌다. 전주(-0.09%) 대비 하락폭은 0.03%포인트(p) 축소됐다. 매수심리는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5.8로 지난주(64.8)보다 1.0p 상승했다.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첫째 주에 35주 만에 반등을 기록한 이후 상승을 이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