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연봉 2천만원 올려주더니” 결국 나락, 유명한 회사에 무슨일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초봉 6000만원·직원 연봉 2000만원 인상, 파격 대우하더니”

파격적인 연봉과 직원 복지로 업계 부러움을 샀던 국내 최대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직원 권고 사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무리한 연봉 인상과 투자가 결국 부메랑이 됐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시장까지 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될 상황에 처했다.

6일 IT업계에 따르면 직방이 일부 직원에 대한 권고사직을 실시 중이다. 큰 폭의 연봉 인상과 투자로 경영 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직방은 지난해 3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82억원) 대비 289억원이나 급증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515억원으로 2021년(13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 직방의 급여 지출은 234억원으로 2021년(104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개발직군을 대규모 채용해 초봉 6000만원을 지급했고, 재직자 연봉을 무려 2000만원씩 인상해 업계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같은 해 상반기 입사한 경력 개발자에게는 종전 직장의 연봉 1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대 1억원 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직원 연봉 2천만원 올려주더니” 결국 나락, 유명한 회사에 무슨일이
직방이 올해 새롭게 선보인 광고 캠페인

지난해에는 대기업 삼성SDS 홈IoT사업까지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높은 인건비와 고금리 경기침체로 부동산 거래까지 뚝 끊기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대다수의 프롭테크(부동산 IT 기술) 기업은 공인중개사사무소 회원의 광고비 수익으로 운영된다. 부동산 매매·전세 거래가 줄어들면 수익도 줄수 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에 기술을 접목한 사업모델을 앞세워 IT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경기침체의 한파로 어려움을 맞고 있다. 최근 5년여 동안 이어진 부동산 호황 덕분에 많은 외부 투자금을 받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하지만 이젠 투자자들도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직방은 프롭테크(부동산 IT기술)1세대로 꼽히지만, 유명세에 비해 아직 확실한 수익모델을 구축하지 못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확장으로 적자폭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직방을 비롯해 아직 투자가 필요한 IT기업들은 지난해 불어닥친 ‘억대 연봉’ 릴레이 열풍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할 수익성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돈줄만 말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