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주 참변

“아기 자니까 조용” 이말에 격분…옆집男 총기난사, 8살 아이 죽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전날 밤 5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 현장에 도착한 한 유족이 쓰러진 채 다른 사람들의 위로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텍사스주에서 한 30대 남성이 "아기가 자고 있다.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한 일가족에게 총기를 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텍사스주 클리블랜드의 한 주택에서 총기로 8살 어린이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멕시코 출신의 프란시스코 오로페사(38)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오로페사의 옆집 이웃이었던 피해자들은 그에게 "어린 아기가 잠을 자려고 한다. 밤에는 집 마당에서 총을 쏘지 말아달라"고 했다. 오로페사는 이에 "내 집 마당에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며 옆집에 들어가 총기를 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로페사는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격 소음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왔을 땐 이미 피해자들이 총을 맞은 상태였다.

당시 집에는 10명이 있었는데, 아이 3명 등 5명만 생존했다. 성인 2명의 시신은 현관, 나머지 성인 2명의 시신은 침실에서 발견됐다. 숨진 8살 어린이는 집안의 첫 번째 방에서 찾을 수 있었다.

샌저신토 카운티 보안관은 "사망자 전원은 거의 처형 당한 듯 목 부근에 총을 맞았다"고 했다.

경찰은 도주한 오로페사를 추격하고 있다. 무인기와 수색용 탐지견 등이 동원됐다. 경찰은 오로페사가 16~32km 떨어진 곳에서 도망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 중이다.

경찰 측은 "범죄 현장 인근에서 오로페사의 휴대전화와 버려진 옷을 찾았다"며 "오로페사의 집에서 최소 3개의 무기도 추가로 발견했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온두라스 출신 이민자로 알려졌다. 이에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 장관은 SNS에서 "이 범죄에 책임있는 사람들에게 법의 모든 무게가 적용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 총기 참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유권자의 절대 다수가 다양한 총기 규제 조치에 찬성한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미국비영리재단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최소 172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올해 지나온 일수보다 많은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