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직장도 그만두고, 2년 동안 많이 시간과 노력을 했지만 수입은 월 100만원도 안 됐다.”(유튜버 P씨)
“유튜버로 돈을 벌기는 말처럼 그리 쉬운 게 아니다.”(유튜버 K씨)
회사 월급보다 유튜버 수입이 더 쏠쏠하다며 ‘유튜버 전향’을 꿈꾸는 직장인도 많지만 상당수 유튜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수입을 신고한 사람 상당수가 연수입이 40만원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의 평균 연봉이 2500만원으로 조사됐지만 상위 1% 평균 연봉이 7억원대에 달한 가운데 50%는 40만원에 그쳤다.
7일 국세청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등) 수입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3만4219명이었다. 2019년(2776명)과 비교하면 2년 새 12.3배 급증했다.
1인 미디어 창작자는 유튜버, 인터넷방송 진행자(BJ) 등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 미디어 환경에서 영상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공유해 수익을 창출하는 이들을 말한다.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는 늘었지만 수익은 오히려 더 줄었다. 전체 수입은 8589억원으로, 1인 평균 연봉은 2500만원이다. 2019년(3200만원)보다 700만원 줄었다. 특히 수입 하위 50%(1만7110명)의 연평균 수입은 40만원에 그쳤다. 2019년(100만원)보다도 줄었다.
다만 상위 1%에 해당하는 342명의 연간 수입만 늘었다. 1인 평균 7억1300만원으로 조사됐다. 2019년 상위 1%(27명)의 평균 수입(6억7100만원)보다 6.3% 늘었다. 상위 1%의 총 수입은 2439억원으로, 전체(8589억원)의 28%를 차지했다.
양 의원은 많은 유튜버와 달리 상위 1%의 수입금액은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면에 계좌번호를 공개해 후원을 받거나 광고임을 알리지 않는 일명 ‘뒷광고’를 통해 돈을 받는 등 과세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다.
상위 1%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튜버는 최저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안 가 유튜버를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다. 유튜버를 꿈꾸며 고가의 카메라장비를 구매했다가 ‘쌩돈’만 날리는 사람이 많다.
유튜버 생활을 2년여간 하다 결국 포기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다는 P씨는 “많이 시간과 노력을 했지만 수입은 최저생활비도 안 됐다”며 “상위 몇 퍼센트의 사람만 돈을 버는 구조다. 불리하게 돼 있는 수익배분구조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유튜브에선 구독자 1000명과 지난 1년간 콘텐츠 시청 4000시간을 충족해야 창작자가 광고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45%를 수수료로 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