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르엘2차 전용 59㎡ 보류지 1가구 매각 진행

최저입찰가 25억5000만원에서 5100만원 낮춰

서대문푸르지오 전용 55㎡ 2가구 8억원에 매각

지난달 전용 59㎡ 10억110만원에 낙찰되기도

“역세권 아파트 5000만원 깎았다고?” 보류지에 쏠리는 시선 [부동산360]
서울 서초구 ‘반포르엘2차’ 단지 일대.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내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입지가 좋은 역세권 아파트 보류지가 시장에 잇따라 나오면서 낙찰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금리 인상발(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류지도 가격 메리트가 떨어져 유찰을 거듭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 아파트 보류지가 낙찰되는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도도 주요 아파트 단지 시세와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14차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르엘2차’ 보류지 전용 59㎡ 1가구에 대한 매각공고를 지난 12일 냈다. 지난달 중순 1차 매각공고를 올린 데 이은 것으로 최저입찰가를 25억5000만원에서 24억9900만원으로 5100만원 낮췄다. 반포르엘2차는 전 가구가 280가구인 소규모 단지인 데다 전용 59㎡ 타입은 33가구에 불과하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는 시세가 23억~26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또다른 역세권 아파트인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도 전용 55㎡ 보류지 2가구 매각을 진행 중이다.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제1주택 재건축 단지로 지난 2019년 분양 당시 1순위 청약경쟁률 평균 43.53대 1, 최고 278.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1차 매각공고에선 최저입찰가가 2가구 모두 8억5000만원이었지만 지난 12일 3차 매각공고에선 5000만원 낮춘 8억원에 나왔다. 1차 공고에선 전용 55㎡ 2가구 외에도 전용 59㎡ 1가구도 10억원에 시장에 나왔는데 지난달 2차 공고 이후 10억110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전용 55㎡는 매물이 없고, 시장에 나와있는 전용 59㎡ 매물은 호가가 11억~11억5000만원대다.

조합원 물량 누략, 사업비 충당 등의 상황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인 보류지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낙찰만 받으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어 ‘숨은 로또’라고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집값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시세보다도 비싼 가격과 현금 조달 등의 한계로 찬밥 신세였지만 상황이 다시 반전되는 모양새다. 주요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서 가격을 저렴하게 낮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오르자 아파트 보류지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도 다시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금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지역들의 특성을 보면 그간 집값이 많이 떨어졌던 곳, 또는 입지가 좋은 곳 위주”라며 “보류지의 경우 가격이 관건일 테지만 서울 내 주요 입지에 대해서는 반등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는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 보류지가 낙찰된 것 또한 이전보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보류지 매각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10~20% 비싸면 유찰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류지에 대한 관심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아직은 조합과 수요자 간 가격 인식에 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