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일반 약국에서도 6000원이면 살 수 있는 제품인데….”
상처 난 곳에 바르는 ‘후시딘’. 일반 약국에서도 6000원 내외면 구매할 수 있는 후시딘을 1만5400원에 판다. 타 공공병원에서는 더 저렴한 5500원이다.
광주시의 한 공공병원에서 약국이나 다른 공공병원보다 훨씬 더 비싸게 의약품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 논란이다. 후시딘뿐 아니라 대상포진 바이러스 백신으로 알려진 ‘조스타박스주’도 타 의료기관에 비해 10만원가량 더 비싸게 책정했다.
주로 사회적 약자가 이용하는 의료기관인 공공병원에서 오히려 더 비싸게 약값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장기적으론 지역별 의료비용 편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광주광역시는 지난 2월 1일부터 광주시립제1요양병원과 광주시립정신병원을 위탁해 운영 중이다.
문제는 수탁을 받은 빛고을의료재단이 운영을 시작한 2월부터 6개월간 비급여 진료비를 대폭 인상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후시딘 연고 10g은 1만5400원이다. 마찬가지로 공공병원인 대전제1노인전문병원에서 같은 용량의 후시딘 연고는 5500원에 불과하다.
후시딘뿐만 아니라 조스타박스주는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20만원(서울시북부병원 10만4610원), ‘마데카솔’ 분말 10g 1만5400원(서울시북부병원 6900원), 암 환자 등 식욕부진 개선을 위한 ‘메게이트현탁액’ 10mℓ 4000원(부산제3요양병원 1780원), ‘트레스탄간셀’ 150mg 1000원(보라매병원 195원) 등이다.
이렇게 차이 나는 의료비는 처방 증가 등에 따라 격차 규모가 확대, 지역별 의료비용 편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는 지역에 따라 공공의료비용도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광주광역시는 운영비·인건비 등을 지원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병원이기 때문에 뚜렷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은 지원 없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독립채산제를 채택중인 곳”이라며 “시청 승인을 받아서 가격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연고 가격을 3배 이상 받는다고 해서 관여할 수 없고, 계약 해지를 고려하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역주민에게 부담이 가는 부분은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살펴보고 적정 의료비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