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선수에 ‘강제 입맞춤’…스페인 축구협회장, 결국 ‘사퇴’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스페인축구협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 [rtve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달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강제 키스해 논란이 일었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하지만 강제가 아닌 동의를 얻은 키스라는 주장은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1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직서를 현재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대행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달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한 뒤 시상식에 스페인 선수인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입맞춤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에르모소는 이를 부인했다.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FIFA로부터 90일 직무정지 징계를 받았고, 스페인 검찰은 성범죄 여부를 두고 예비 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키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전 세계 스포츠계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지만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결국 사퇴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조사결과를 기다리며 '사퇴 거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스페인 축구협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스페인이 포르투갈, 모로코, 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2030년 FIFA 월드컵 유치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진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논란이 된 키스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는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퇴하면서 스페인 여자 대표팀은 22일로 예정된 스웨덴과 네이션스리그 예선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전망이다.

스페인 선수 약 80명은 이 논란이 불거진 이후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대표팀 경기에 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