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우 추천에 800쪽 ‘벽돌책’도 품귀대란?” 한소희 한마디에 역주행
[배우 한소희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국내에 출간된지 10년이 된 800쪽 분량의 '벽돌책'이 인기 여배우의 추천 이후 역주행하고 있다.

4일 출판계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에세이집 '불안의 서'가 최근 몇몇 온라인 서점에서 품귀 현상을 겪을 만큼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일부 온라인 서점에서는 수백권이 순식간에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신드롬의 배경에는 여배우 한소희가 있다.

지난달 23일 공개된 '에스콰이어' 12월호에 따르면 한소희는 이 잡지 인터뷰에서 "최근 '감정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꽂혀 '애도 일기'나 '불안의 서' 같은 감정을 다룬 책을 보고 있다. 그런 책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늘 의심해봐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한소희는 '불안의 서'에 대해 "책에 인상 깊은 말이 있는데, 모든 사람이 24시간 동안 잘 때만 빼고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라는 것"이라며 "불안은 아주 얇은 종이라 우리는 이 불안이 차곡차곡 쌓이지 않게 부지런히 오늘은 오늘의 불안, 내일은 내일의 불안을 치워야 한다"고 했다.

1982년 첫 발간된 '불안의 서'는 2014년에 처음 소개됐다. 원고지 2~3매, 길면 원고지 20매 분량의 에세이 480여편이 담겼다.

전체 분량은 800페이지로 이른바 '벽돌책'이다. 포르투갈 리스본, 도라도레스 등 장소를 중심으로 쓰인 글에는 실패, 곤경, 침묵, 어둠, 모호함 등의 감정이 서려있다.

포르투갈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는 페소아는 1888년 출생해 1935년 사망했다. 생전에는 지금처럼 조명받지 못했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20세기 문학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