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선임기자] 의대증원 사태가 극단적으로 치달으면서 의사들과 업무상 갑을관계로 생업을 이어가는 직군들의 불만과 억울해도 참고 살아야했던 사연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올라오고있다. 최근 보배드림베스트글에는 3년전 한 공중파방송에서 취재해 소개했던 [약국 열려면 돈내라? 불법리베이트의 속사정]에 한 약사의 사연이 다시 올라와 화제다.

'약국 하고싶으면 3억 내놔"라는 제목의 이글은 "페이약사로 5년 일하다가 작년에 신도시에 개국한지 2년차인 약사입니다"라는 소개글로 시작하고있다. 글을 작성한 이 약사는 "처음 개국할 때 브로커 통해서 약국자리를 구했는데 제가 개국한 건물 2층 이비인후과 원장이 브로커분을 통해서 지원금으로 1억 5천만원을 요구했습니다"라며 "저도 막 결혼을 한 상태였고 돌지난 자녀도 키워야되는 상황이라 수중에 있는 돈 + 대출 1억을 받아 이비인후과 원장에게 1억 5천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게 처음에 병원+약국 같이 건물에 5년계약으로 입점할때만 주는건지 나중에 5년이 지나 건물주와 기간연장할 때 또 1억 5천을 줘야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1년하고도 몇 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는 추가로 다른 지원금을 요구받은 적은 없다"라며 "하지만 얼마전에 건물 다른층에 들어온 소아과원장이 처음에 처방약 리스트 받으려고 연락하니 지원금 얘기를 꺼냈다. 저는 이미 이비인후과 처방전이 어느정도 나와 소아과 처방전은 안 받아도 된다고 지원금 줄생각이 없습니다하니 소아과 원장이 그럼 옆건물로 가겠다 했지만 옆 건물이랑 무슨 문제가 있었나 우리건물에 그대로 개원하더군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끔 처방 이상하게 나와 소아과에 전화해도 신경질섞인 목소리로 그냥 주라고 하거나 이상한 가루약 처방으로 바꿔서 내고 간혹, 우리약국에 없고 옆건물 약국에 있는 약을 처방낼때도 종종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인생에서 매일매일 뼈에 사무치게 제일 후회하는 것이 이 약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입니다. 제가 학창시절에는 약사가 이렇게 의사한테 갑질당하고 의사없이는 자기 사업장도 못차리고

돈 갖다바쳐야 하는 직업인줄 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었습니다"라며 "법적으로만 전문직이지, 실제론 독자적으로 개업했다간 처자식 굶겨죽이는 무늬만 전문직인 직업, 그게 제가 겪은 이 비참한 직업의 실상이었습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같은 약대 나와 개국한 동기들 말을 들어보거나, 제가 페이약사로 일하며 알게된 도매상 과장, 차장, 부장들로부터 들은 얘기로 유추해봤을 때 전국에서 인테리어비든, 건물주 통해 월세지원비든, 처방전 장당 몇% 수수료든 약사에게 돈을 요구안하는 의원은 단 한곳도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시스템 속에서, 그래도 페이약사시절보다 더 큰 돈을 벌기위해 현실에 순응해 원장한테 돈갖다바치고 약국을 운영해온 저를 의원원장과 담합행위를 해온 약싸개라 욕하셔도 맞는말이기 때문에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혹여나 약사라는 직업을 꿈꾸고 계신 분들이나, 약사를 꿈꾸는 자녀를 둔 부모들께 대한민국에서만큼은 약사라는 직업은 하지말라고 말리고싶어서 입니다. 이 글에 다 적지않았지만 약사로 일하면서 겪은 일들 때문에 삶의 회의감과 깊은 우울증이 찾아오기도했고 곧 시행될 의료개혁에 앞서 저는 위층 원장과 소아과 원장을 고발하고 약사사회를 떠날 생각입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