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해 모교인 휘문고등학교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한 ‘농구 전설’ 현주엽(49) 감독이 방송 출연 등 개인적 업무로 감독 역할을 소홀히 한데 이어, 자신의 아들들이 소속된 중학교 농구부 코치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탄원서가 교육 당국에 접수됐다. 교육청은 학교에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
15일 SBS 등에 따르면, 휘문고 농구부 관련자와 학부모는 현 감독에 대한 탄원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현 감독이 본업인 감독을 하면서 동시에 방송이나 유튜브 촬영을 하며 겸직 특혜를 받고 있어 근무에 소홀하다는 것, 채용 과정에서의 부적절성, 외압 논란 등도 지적됐다.
현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휘문고 농구부 감독을 맡아 왔는데, 학부모들은 현 감독이 방송 촬영 등을 이유로 자주 연습경기나 훈련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현 감독이 자신의 아들들이 소속된 휘문중학교 농구부 코치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농구부원들이 돌아가면서 맡는 상황판 작성을 자신의 아들만 맡는 것 같다고 항의하며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SBS는 지난해 9월 현 감독과 휘문중 코치가 나눈 음성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 감독은 "아니 왜 너 온 다음에 바뀌어"라고 물었고, 휘문중 코치는 "저번에 아버님이 전화 오셔가지고 OO이만 적는 것 같다고 말씀하서 가지고"라고 답했다.
그러자 현 감독은 "야 내가 아버님이냐, 이 XX야. 지금 네 선배로 전화했지"라고 소리쳤다.
중학교 농구부 감독은 학교 재단 측으로부터 현 감독의 두 자녀를 농구부에 가입시키도록 강요받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에 현 감독 측은 "현 감독이 대회에 참가 중이라 답변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 조만간 해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육당국은 휘문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자체 조사를 지시하고, 결과를 토대로 특별 장학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현 감독은 휘문고와 고려대를 거쳐 1998년 SK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골드뱅크, KTF(현 kt)를 거쳐 2009년까지 창원LG에서 뛴 뒤 은퇴했다. 이후 2017년부터 3년간 LG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발하게 활약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