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후반전 골을 넣은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중국에 구금됐다가 10개월여 만에 풀려난 손준호 선수를 향해 특별한 골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황선홍 임시 사령탑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태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손흥민은 후반 8분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받아 수비수 하나를 가볍게 따돌린 뒤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세리머니를 하다가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채널인 '인사이드캠' 카메라를 발견하곤 방향을 바꿔 달려와 "웰컴백 준호"라고 외치며 손준호를 응원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손준호 선수가 한국에 돌아온 건 너무나도 기쁜 일이고, 한국 축구 팬들도 국민으로서 많이 기다리던 뉴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어 “준호 선수에게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대표팀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상당히 이른 것 같다. 나도 정말 기다려왔지만 조금 더 지켜보고 언젠가는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과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준호는 중국 산둥 타이산 소속으로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던 지난해 귀국하려다 중국 당국에 구금돼 10개월간 조사를 받아오다 전날에야 귀국했다.

당시 중국 축구계에 만연했던 부패와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한 바람이 불었던 만큼 승부조작 혹은 뇌물수수가 주요 혐의로 거론됐으나, 결국 손준호는 혐의가 없다는 판정을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여전히 명백한 구금 이유 및 재판 과정의 종결 여부 등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손준호는 열악한 구금 생활을 하면서도 그라운드 복귀를 위해 삶은 달걀을 먹는 등 선수 복귀 의지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이날 자신의 SNS에 "무사히 돌아와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기다려주시고 걱정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한국은 이날 승리로 C조에서 3승1무(승점 10점)를 기록하며 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2경기를 남긴 가운데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