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의 한 동물원이 중국 토종견인 ‘차우차우’를 판다처럼 보이도록 염색해 동물 학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중국 홍성신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의 타이저우 동물원은 지난 1일 ‘판다 개’ 두 마리를 공개했다.
동물원이 공개한 판다 개는 털이 짧게 다듬어져 있었으며 판다처럼 몸통에 흑백 염색이 칠해져 있었다. 얼굴 전체가 하얀 털로 뒤덮인 가운데, 눈가와 귀 주위만 검은색으로 염색되어 있어 얼핏보면 실제 판다처럼 보인다.
판다가 없는 이 동물원은 대신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판다 개 입간판을 세우고, 동물원 입장권에도 ‘판다 개 미팅’이라는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판다 개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 동물원이 가득 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의 털을 염색하는 것이 동물학대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아지는 피부가 중성에 가까워(pH 7.3 내외), 약산성(pH 5.5)인 사람과 달리 세균 감염이 쉽다는 지적이다. 염색 과정에서 강아지가 코나 털을 핥을 경우 독성이 몸 안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눈 주위를 검게 염색한 것 역시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도 과거 염색이 반려견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PETA에 따르면 염색약은 반려견에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할 수 있고, 자칫하면 화상을 입거나 독소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동물원 측은 천연염료를 사용해 괜찮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사람도 염색하는데 개도 털이 있으면 염색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개를 염색해도 되는가에 대한 논란은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다. 2022년 미국에서는 미국 프로농구(NBA) 경기장에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피카츄처럼 전신을 노란색으로 염색한 개를 데리고 나타난 견주가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동물 학대라는 지적과 천연 재료로 만든 강아지 전용 염색약은 괜찮다는 반론이 맞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