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일부 5·18민주화운동 공법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국가보조금 유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7일 보훈부 등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공로자회)를 대상으로 진행된 지난해 감사 결과가 지난달 17일 통보됐다.
보훈부는 감사 결과 “두 단체가 국가보조금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전임 회장을 포함한 간부진이 보조금법 위반, 사기,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세부적으로 총 8개 사항이 적발된 공로자회에는 먼저 중복을 포함한 간부진 9명에 대한 내부 징계를 주문했다.
또 정성국 전 공로자회장을 비롯한 간부진 18명(중복 포함)을 사기, 보조금법 위반, 사문서 위조,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이들은 차량 구매 보조금 3200만원을 들여 업무용 차량을 구입, 한 달 뒤 2500만원으로 되팔아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별도 통장에 입금했다.
또 채용된 운전원 2명과 상근부회장이 실제 근무를 하지 않았음에도 국가보조금 중 총 3100여 만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지난해 5·18 부활제 당시 만장기를 드는 업무를 맡았던 회원들에게 각 200여 만원씩 지급한 뒤 이를 돌려받아 횡령했다.
함께 감사 대상에 오른 부상자회도 비슷한 내용의 조사 결과를 통보 받아, 기관경고와 함께 소속 5·18유공자 A씨 등 간부진에 대한 배임·횡령 혐의 수사 요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고 절차 없이 허위로 직원을 채용해 급여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부당 수령하거나 보조금으로 공용 차량을 사들인 뒤 사적 용도로 쓰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보훈부는 3단체가 공법단체로 전환된 이후 교부받은 국가보조금 이용 내역과 자체 수익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의 지출 투명성을 확인하는 감사를 지난해 10월 진행했다.
부상자회 일부 회원들은 A씨가 단체 간부 직책을 맡던 중 당시 국가보훈처가 단체에 교부한 보조금 수억원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관련 고소·고발을 했다.
공로자회원들도 A씨가 보훈처 보조금 중 공용차량 구입비를 유용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씨 비위 의혹은 단체 내홍으로 이어져, 각 단체 이사회가 전임 회장들을 축출하고 집행부를 교체, 신임 회장을 선출했거나 또는 선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반발하는 회원들도 각각 비상대책위 등을 꾸려 집행부와 갈등을 빚었다.
두 단체는 감사 결과에서 언급된 당사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오는 16일 보훈부에 이의신청할 계획이다.
단체 관계자는 “일부 사실 관계가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 이의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