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쟁점·판단 잣대 달라
꼼꼼한 검증단계 거쳐 우협 선정
최종 인수후보 면면에 관심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종 인수후보 결정에 키를 쥔 유럽연합 경쟁당국(이하 EC)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판단에 시장 관심이 모인다.
공정한 시장경쟁 지속가능 여부를 살피는 EC와 외국자본의 국내 항공사 진입을 경계하는 국토부 각각의 주요 쟁점이 달라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측은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등 숏리스트에 대한 정성·정량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관련 일정이 다소 순연되는 분위기다.
경쟁당국과 유관기관의 꼼꼼한 검증단계를 거쳐야 하는 까닭에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 나온다. 통상 본입찰 이후 이르면 일주일 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인수·합병(M&A) 절차와는 차이가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은 인수 후보자의 자금력뿐만 아니라 사업계획 청사진 제시 가능성 또한 관전 포인트로 꼽혀왔다. 때문에 인수전 전면에 선 저비용항공사(LCC)의 특화 포트폴리오에 관심이 모였다. 자체적인 경쟁력 이외에 컨소시엄 파트너를 통해 확보하는 사업경쟁력 또한 인수후보 우위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된다.
이와 관련해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와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컨소시엄 이외에도 복수의 원매자는 외국계 사업자와 활발한 논의를 이어왔다.
일례로 중국판 ‘페덱스’로 널리 알려진 다국적 택배 및 국제 물류기업의 행보에도 업계 관심도가 높았다. 택배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중국계 항공사 A사는 복수의 원매자와 접촉하며 컨소시엄 구성 논의를 이어갔다. 화물전용 항공기를 포함해 9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중인 A사의 행보에 따라 하늘길 경쟁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시장 주목을 받는 요소였다.
다만 외국계 항공과의 시너지 도출 가능성에 대해선 업계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특히 EC와 국토부 각각의 판단 잣대가 다르다는 점이 딜 성사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계 사업자가 컨소시엄에 포함될 경우 국토부 승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지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항공법 제6조에 따르면 외국인 주주는 국내 항공사 지분 49%까지 보유 가능하다. 외국인이 법인등기부상의 대표자이거나, 임원 가운데 과반이 외국인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국자본의 항공사 진입을 경계하는 국토부 입장이 변화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관련해 국내 사업자 주주명부에 외국 주주가 올라있는 사례도 재조명된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주요주주는 미국 델타항공(14.9%)이다. 델타항공은 한진그룹 경영권분쟁 과정서 조원태 회장 측 백기사로 등판했던 바 있다.
이외에 컨소시엄을 구성한 외국계 측 몫이 소수지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항공 사업자는 향후 인수후통합(PMI) 효율화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파트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시장감시 및 공정한 경쟁촉진을 염두에 두는 EC는 판단에 시선이 모인다. EC 측에서는 업력이 오랜 화물사업자가 이번 인수전의 컨소시엄 구성원일 경우, 사업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이번 인수전은 원매자별 이합집산이 활발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가 MBK파트너스 및 파빌리온PE와 함께하는 것으로 진용을 재정비했다. 에어인천은 소시어스-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합을 맞추며 인수전 레이스 완주 의지를 다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