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18만8000원 마감
18만원대, 3월7일 이후 처음
“분쟁 결론까진 시장 관망할 듯”
하이브 자본력 기반 IP 여력 기대
“결국 분쟁 무리없이 매조지어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국내 엔터테인먼트 대장주 하이브 주가가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 경영권 분쟁과 1분기 어닝쇼크 영향으로 두달 여만에 18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달 중 양측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법원의 1차 판단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하이브 주가 반등은 결국 법적 분쟁 매듭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는 이날 18만8000원에 마감했다. 18만원대로 거래된 건 지난 3월7일(종가 18만5900원) 이후 처음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상대로 감사를 벌인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인 지난달 19일 종가(23만500원) 대비 20%하락했다.
분쟁이 터진 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베팅에 나섰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각각 2036억원,114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3176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이브는 통상 1분기 비수기라는 엔터 업계 공통적 부진 배경에 더해, 집안 갈등이 터졌고 ‘어닝쇼크’(실적 충격)라는 겹악재에 직면했다. 하이브는 1분기 매출 3609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1%, 72.6% 줄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의 기대치였던 매출 3804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기존 아티스트의 활동 공백과 신인 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터업은 IP(아티스트·프로듀서)와 같은 인적 자본에 사실상 100% 의존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IP 이슈는 주가에 치명타다. 결국 주가 반등은 하이브가 민 대표와의 갈등을 얼마나 잘 매듭짓는 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어도어 간 경영권 분쟁) 결론이 나기까지 시장은 관망할 것이다”며 “하이브가 이번 사건을 얼마나 무리 없이 매조짓는지, 즉 얼마나 회사가 성숙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자본력은 결국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프로듀서를 끌어들이기 마련이라, 성숙도에 대한 확인만 된다면 다소 오래 걸릴지언정, 주가의 방향성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이브는 자회사인 어도어 경영진 교체 등을 위해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민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민 대표는 이사회 소집을 거절했고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허가 신청을 냈다. 현재 법원이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심리 중이다. 주주총회로 예정된 오는 31일 전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어도어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하이브가 민 대표 해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하이브와 어도어 간 갈등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선 하이브가 멀티 레이블 체제 아래 꾸준한 신인 가수 데뷔와 음원 판매량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전망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이슈로 주가는 부진하지만, 신인 그룹의 가파른 수익화와 하반기 예정된 미국 걸그룹 데뷔로 산하 레이블 실적 고성장 기대된다”고 했다. 오는 6월부터 향후 1년간 BTS 멤버들의 순차적인 제대가 예정됐다. BTS 공백기에도 불구 올해 하이브의 영업이익 31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전망하고, BTS 완전체 활동을 가정한 내년 영업이익은 4700억원 내외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