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체위 현안질의서 공정성 논란 부인
선임 절차 질타에 “2·3순위였다면 받지 않았다”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 대해 24일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날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 선임 등 모든 축구적인 면에서 국민 공분을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다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저를 1순위로 올려놔서 제안을 받았다”면서 “2·3순위였다면 받지 않았다.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라고 이임생 기술총괄이사한테 들어서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이 이사가 감독직을 부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부탁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이사가 자신의 자택까지 찾아온 것에 대해서는 “이 이사의 역할은 최종 감독 후보자 3인을 접촉해서 협상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해외 감독과도 직접 만났다”고 반박했다.
홍 감독은 전력강화위가 자신을 1순위 후보에 올렸던 점과 관련해 “내가 전력강화위 안에 없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나에게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답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이후 전력강화위를 꾸려 약 5개월 뒤인 7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었던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은 홍 감독과 함께 외국인인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감독을 후보자로 제안했는데, 이날 현안질의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홍 감독이 외국인 후보자들과 달리 면접이나 발표를 진행하지 않고도 감독에 선임된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정 위원장이 감독 선임 절차 도중 사퇴하고,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뜻에 따라 이 이사가 감독 선임 전권을 위임받은 것과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기술이사와 박주호 해설위원 등 5명의 전력강화위원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지난 6월30일 11차 회의에서는 참석자 전원이 권한 위임에 동의했다. 양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정 회장을 향해 “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전권 위임을 하냐”라며 “김정배 축구협회 상근 부회장도 (11차 회의는) 자격이 없는 ‘불법 회의’였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 이사의 전력강화위 업무 병행이 ‘축구협회 정관 위반’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