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 남편의 은퇴를 앞둔 전업주부 조경미(50ㆍ가명ㆍ여)씨. 최근 여유자금 3억8000만원으로 서울 마곡지구 상가에 투자처를 알아보다 이내 계획을 바꿨다. 인기를 끌었던 대규모 분양단지일수록 상가시장이 초기에 과열된 뒤 거품이 끼어 분양가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 상가분양가는 우량상권의 경우 66㎡ 기준 6억4000만∼9억2000만원에 달했다. 조씨가 최소 2억6000만원을 대출받아야 매입 가능한 수준이다. 그는 “언론에 많이 거론된 이슈지역이라 유망할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쌌고, 빚을 끼어 투자했을 때 공실이라도 생기면 감당이 안될것 같았다”며 “기존 상권의 상가매물을 다시 알아볼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분양 당시 인기를 끈 주거예정지라고 해서 상가 투자가치도 덩달아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대규모 이슈지역일수록 상가의 분양가 수준이 높고 상권 변동성도 커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상가투자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 작년 청약 당시 과거의 ‘광풍(狂風)’을 재현했던 곳 상가 분양가는 상당히 높게 책정돼 있다.

24일 주택분양업계와 상가투자컨설팅업체 상가뉴스레이다 등에 따르면 작년 10월 서울 마곡지구는 평균 2.7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마곡지구의 3.3㎡ 당 평균분양가는 1200만원 선. 그때만 해도 인근 화곡동 우장산 아이파크e편한세상 3.3㎡당 전셋값(1270만원 선)으로 매입 가능했다. 반면 이곳 상가분양가는 어떨까. 3.3㎡당 가격이 싼 곳은 3200만원, 통상 3500만∼3600만원 선이다. 우량 상권은 3.3㎡당 46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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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2차에 걸쳐 공급된 ‘위례 아이파크’ 청약 경쟁률도 높았다. 주택은 9월 1차(400가구) 평균 16.2대1, 11월 2차(495가구) 에선 18.9대1을 찍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700만원 선. 반면 이 단지와 같이 분양한 스트리트형 상가(보행로를 따라 늘어선 유럽식 상가)인 ‘파크애비뉴’ 는 1차 분양가가 3.3㎡당 평균 3500만원, 2차 분양가는 3200만원 선(1층 기준)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이곳의 낮은 전용률(48∼50%)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근린상가의 전용률(55%대)로 환산하면 실질 가격은 3.3㎡당 4270만∼4630만원 선이라는 것.

2013년 청약광풍의 진앙지 중 하나였던 판교신도시도 마찬가지다. 6월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 26대1을 찍은 동판교의 ‘판교알파리움’ 평균 분양가는 3.3㎡당 1897만원. 당시 인근 백현마을 1단지 실거래가보다 300만∼400만원 저렴했다. 하지만 상가 분양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동판교역 인근 A상가의 경우 1층 전면 점포가 3.3㎡당 6300만∼7800만원, 내부 점포도 4400만원 선이다. 또 다른 B상가도 (1층 기준) 3.3㎡당 6000만원대다.

이처럼 인기주거예정지 상가 가격이 ‘금값’인 이유는 정부차원에서 공급가를 제한하는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땅 공급부터 최고가 입찰을 거치기 때문이다. 고(高)낙찰가가 분양가 상승의 주 요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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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부침이 큰 것도 중요 원인이다. 상가뉴스레이다 분석에 따르면 인기리에 팔린 아파트지역 상권은 ‘초기과열→거품붕괴→가격 하향안정화 →초기가격 회복’의 과정을 거치며 형성돼 변동성이 크다.

특히 중간에 과도한 융자를 안고 투자할 경우 유동성이 부족해 중도에 공실이 발생하면 리스크관리가 안될 수 도 있다.

공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세입자를 미리 받아 분양하는 ‘선임대’를 써도 위험요소는 상존한다. 통상 계약기간(2년)이 끝나도 영업이 부진할 땐 재계약때 임대료가 대폭 깎일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

선 대표는 “인기 주거지는 초기 기대감이 높아 상가 분양가와 임대료 등이 높게 잡히지만, 대부분 1-2년이 지나며 거품이 꺼지는 경향이 있다”며 “공급가격의 적절성과 투자시기 등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